가을은 독서의 계절

올해는 유난히 비가 많은 여름이었습니다. 일찌감치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진 덕분에 가을이 여느때보다 일찍 찾아온 듯 합니다. 흔히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들 합니다. 일찍이 당나라의 문호 한유(韓愈)가 아들을 위해 쓴 '符讀書城南(부독서성남)'이라 시에서 ‘장마가 걷히고 가을이 되어 서늘한 바람이 부니 등불을 가까이 하며 책을 보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고사성어 등화가친(燈火稍可親)이 바로 선선한 가을 책읽기를 권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을이 시작되는 9월은 법에서 정한 ‘독서의 달’로 국가적 차원에서 독서를 장려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이도록 하고 있습니다. 경기도에서도 매년 독서의 달을 맞이하여 독서 표어 공모도 하고 독서 포스터를 만들어 도서관과 학교, 관공서 등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는 9월 26일부터 군포에서는 대한민국 독서대전이 펼쳐지고 지역별로 독서의 계절 가을을 축하하는 축제를 엽니다.

가을에 독서를 장려하기 위한 정책적 활동은 꽤 멀리 거슬러 올라갑니다. 1925년 10월 30일자 <조선일보>에 실린 「경성도서관에서 본 최근의 독서방향」라는 기사에는 '도서관주간'을 맞아 경성부립도서관과 조선총독부도서관을 무료공개 한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한국전쟁이후 1955년부터는 한국도서관협회를 중심으로 9월 마지막주를 독서주간으로 정하고 다양한 독서 진흥 활동들을 펼칩니다. 그러다 지금으로부터 20년전인 1994년에 도서관 및 독서 진흥법이 만들어 지면서 아예 독서주간을 독서의 달로 바꾸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조금 일찍 찾아온 가을, 책과 함께 풍요로운 시간을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부독서성남/한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