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가 개정된 지 꼬박 1년이 되었습니다. 이전까지 신간에만 적용되던 정가제 기준이 구간, 신간 상관없이 최대 15%로 제한되고 정가제 예외 기관이었던 도서관은 더 이상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시행초기부터 논란이 많았지만 왜곡된 출판 유통시장을 정상화하고 창작자들에게 보다 많은 수익이 돌아가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보다 많은 힘이 실렸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조사 결과 정가제 시행이후 신간 도서 가격은 이전보다 6.2% 낮아졌습니다. 그동안 할인율을 감안하여 부풀려졌던 가격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서점도 도서정가제 시행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급증했습니다. 온라인 서점 예스24 같은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46.5% 급증했다고 합니다. 전자책도 법 개정 이후 15%가 증가했습니다. 종이책의 할인율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전자책이 수혜를 본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지표들은 줄줄이 하락 추세입니다. ‘15년 2분기 전체 가구 서적구입비는 이전년도의 두 배 수준인 19% 하락했고, 한국출판인회의에서 114개 출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전체 71.1%가 매출이 하락했다고 합니다. 출판 발행종수는 11.5%, 발행부수는 8% 감소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도서정가제 시행은 도서관에도 많은 영향이 있었습니다. 가격 할인율이 고정됨에 따라 입찰방식보다는 지역 서점에서 수의계약으로 도서를 구입하는 사례들이 늘어난 것은 긍정적인 효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도서를 구입하다보니 전체 장서 구입량은 20% 가량 감소했습니다. 신간 도서를 충분히 확충하지 못하다 보니 자연히 도서관 서비스 수준은 떨어지고 이용자도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체부와 출판인회의 조사에 의하면 출판인들 60% 이상이 도서정가제를 지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가제 자체 보다는 현재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더 많습니다. 도서관의 장서구입비 확충도 개선해야할 중요한 과제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건 우리 사회에 책 읽는 분위기가 더욱 확산되어야겠지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그 수익이 창작자들에게 돌아가 더 좋은 책을 많이 만들어내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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