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서 서평집 “813.8 사서, 어린이 책을 말하다”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다음달 12월 발간을 앞두고 서평집 발간사를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2015년 9월 30일, ‘사서 1세대’ 백린 선생이 타계하셨다는 소식이 지난 11월에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그는 6.25 전쟁 때 규장각의 고서를 부산으로 옮기고, ‘승정원일기’ 등 국보급 자료 1만여 권을 지켜낸 대한민국 사서죠. 그는 후배들에게 “사서는 단순히 책을 분류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의 내용까지 파악할 능력이 있어야 진짜 사서”라며 “실력 있는 사서가 돼야 교수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제대로 봉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사서라면 “책의 내용까지 파악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백린 선생의 말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터이죠. ‘사서’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도,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모두 고개를 끄덕이게 할 법한 말입니다.
백린 선생의 말은 대학도서관의 전문 자료의 경우를 염두 해 두고 한 것이겠지만 이는 공공도서관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겠죠. 이용자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위해, 도서관에서의 소통을 위해 책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어야 진정한 사서라고 하겠습니다.
사서들의 서평 쓰기는 보다 사서답기 위한 경기도 사서들의 자구책입니다. 바쁜 일에 치여 책 읽을 겨를도 없지만 그래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기 위해서 서평을 씁니다. 도서관이 이용자에게 다가가는 것은 결국엔 ‘책’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평을 쓰기 위해서는 신경을 좀 더 많이 써야 합니다. 어떤 책을 고를까, 이 책에 대해 무엇을 이야기 할까, 누구에게 권하면 좋을까를 고민합니다. 수서할 때도, 정리할 때도, 문화행사를 기획하거나 실행할 때도, 보고서를 작성할 때도, 민원에 응대할 때도 말이죠. 그렇게 책에 대한 고민을 계속할수록 이용자들에게 보다 나은 도서관 서비스를 하게 될 것입니다.
보다나은 도서관, 보다나은 서비스를 위해 보다나은 사서가 되기로 작심하고 서평을 쓴다고 표현한다면 너무 과한 표현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다짐만은 그 못지않기 때문입니다. 사서들이 서평을 쓰는 이유. 스스로 조금씩 더 발전하고 싶은 바램입니다.
그 바램을 담아 올해도 서평집 『813.8 사서, 어린이책을 말하다 2015』을 발간합니다. 벌써 7번째 서평집입니다. 이번에는 약 150여 편의 서평이 실렸습니다. 대상도서는 약153편정도가 됩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나온 신간들 중에서 서평대상 도서 선택하고 있습니다. 새로 나오는 책의 수에는 많이 못 미치지만 이 서평들이 책을 고르고 읽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책을 읽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늘고,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서, 책이 우리의 삶에 소통의 매개체로 그 역할을 마땅히 해주기를 기대합니다.
바쁜 와중에도 서평을 써주신 ‘경기도사서서평단’ 여러분에게 감사를 드리고, 오늘도 도서관 현장에서 애쓰시는 모든 도서관 관련자 모든 분들께 응원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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