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타이틀


요즘 지하철이나 버스안에서 책 읽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언제부턴가 남녀노소 구분 없이 모두 핸드폰의 작은 창을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이 일상적인 풍경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오히려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일부 매니아들의 ‘특별한’ 행동으로까지 여겨집니다. 실제로 페이스북 그룹중에는 “전철에서 책 읽는 사람 찾기”라는 모임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찾아보기 어려운 진귀한 풍경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페이스북 ‘전철에서 책 읽는 사람 찾기’ 그룹>


한편에서는 사회 전반에 책 읽는 문화가 많이 사라졌지만 오히려 책을 읽는 사람들의 ‘충성도’와 ‘전문성’은 더욱 높아졌다고 얘기하기도 합니다. SNS 발달로 인해 서로 모르더라도 같은 관심 분야를 가진 사람들이 편리하게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몇 년 전만해도 생소하던 ‘북카페’라는 개념이 이제는 주위에서 흔하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커피 말고도 술과 함께 책을 즐길 수(?) 있는 곳도 종종 소개되곤 합니다. 공공도서관 같은 공공기관에서도 ‘함께 읽자’는 구호아래 독서 동아리를 활성화하기 위한 많은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고, 사회적 기업 형태로 책 읽는 문화 확산을 사업적인 영역에서 다루기도 합니다.



얼마 전 발표된 조사 결과를 보면 이러한 현상은 더욱 명확하게 나타납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성인 5천명, 초중고 학생 3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5년 국민 독서 실태조사’결과에서는 성인들의 독서율이 2년 전 조사에 비해 6.1% 감소했지만 독자 기준 독서량은 12.9권에서 14권으로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전까지 독서에 관한 모든 통계가 감소세였던데 반해 이제는 독서에도 서서히 양극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다음 2년 후의 조사결과를 봐야 보다 정확한 추세를 예측할 수 있겠지만 이와 같은 통계 결과는 독서·출판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막연히 느꼈던 짐작들을 구체적인 통계로 확인시켜주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15 국민 독서 실태 조사 일반도서 독서율>


사실 이것 말고는 이번 통계 조사 결과의 단편적인 숫자만을 놓고 보면 2년 전에 시행한 결과와 비교하여 별 다른 특징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성인 연평균 독서량은 9.2에서 9.1권으로, 독서시간은 평일 기준 23.5분에서 22.8분으로 살짝 감소하였지만 별반 차이를 보이지는 않습니다. 공공도서관 이용률도 성인은 28.2%, 학생은 64.9%로 이전 조사 결과 성인 30.3%, 학생 61.5%에 비해 2~3% 수준에서 변동이 있을 뿐입니다. 독서 장소나 독서 장애 요인 순서도 전년 조사 결과와 거의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2015 국민 독서 실태 조사 종이책 독서량>


하지만 세부적으로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몇 가지 의미 있는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선 성인 독서율에서 60세 이상의 고연령층, 중졸 이하의 저학력층, 저소득층의 독서율이 평균에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독서량도 초등학생은 이전 조사에 비해 5.2권 증가한데 반해 중고등학생 청소년층은 오히려 1~2권이 감소한 것도 눈여겨 볼 부분입니다. 독서 장소도 전체적인 순위는 항목별로 변동사항이 없지만 학생의 경우 학교도서관에서 책을 읽는다는 비중이 18.7%에서 9.9%로 절반가까이 감소하였습니다. 독서 장애요인도 항목별 순위 변동은 없지만 ‘책 읽는 것이 싫고 습관이 들지 않아서’를 선택한 성인의 비율이 17.1%에서 23.2%로 대폭 늘어났습니다. 학생도 성인에 비하면 적은 수치이긴 하나 21.7%에서 24.1%로 늘어났습니다. 연령에 따른 도서관 이용률에서 60대 이상이 10.1%로 20대 50.2%에 비해 5배 가까이 차이나는 것도 심각한 도서관 이용 불균형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5 국민 독서 실태 조사 독서 장애요인>


이와 같은 조사 결과들을 놓고 보면 공적인 영역에서 독서 문화 확장에 앞장서야 하는 도서관 입장에서 향후 정책 방향을 수립하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사회적 소외계층 즉, 어르신, 저학력자, 저소득층에 대한 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 할 것 같습니다. 입시에 쫓겨 제대로 도서관 정보서비스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청소년들을 보듬어 안기 위한 프로그램도 더욱 많아 져야 할 것입니다. 책 읽는 습관에서 점점 멀어져 가는 사람들이 다시 책의 즐거움을 찾아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통계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도서관의 중요한 과제입니다.

앞으로의 2년 후에 있을 조사 결과에서는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개선될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보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본 뉴스레터 링크 코너에 소개된 문화체육관광부 보도자료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