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타이틀

2018년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정한 ‘책의 해’입니다. 지난해 2월 문체부는 출판생태계 자생력 강화를 이끌 4대 전략과 16개 추진과제를 포함한 “출판문화산업 진흥 5개년 계획”을 발표한바 있습니다. ‘책의 해’는 16개 추진과제중 하나로 포함되었습니다. 보고서에서는 2010년 대비 2015년 월평균 가계 서적 구입비가 35.87%나 감소하는 등 도서구매 축소로 출판시장이 위축되어 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국민의 문학적 소양을 고양시키고 우수한 도서가 안정적으로 생산, 판매될 수 있도록 범정부·국가 차원의 독서 운동을 위해 ‘책의 해’를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계획을 담고 있진 않지만 대략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2018년 책의 날 선포식’, ‘책의 날 행사’ 같은 기념 행사와 북콘서트, 전국민 책읽기 캠페인 등 추진, 도서관 도서구입비 증액, 주요 상업 시설 내 도서열람 및 판매 활성화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실 책의 해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이미 25년 전인 1993년에 책의 해가 지정된바 있습니다. 1993년 책의 해에도 많은 일들이 펼쳐졌습니다. 선포식에서 대통령이 축하 메세지를 전달하고 「책을 펴자 미래를 열자」라는 케치프레이즈를 담은 대형 현수막이 전국의 대형서점과 언론사 등 주요 건물 150여 곳에 걸렸습니다. 전국 도서관과 서점 47개관이 참여하여 당시로서는 신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ARS를 활용하여 도서음성정보안내서비스를 운영했습니다. 전화를 통해 신간도서, 베스트셀러, 추천도서를 안내하며 한번 이용시 200원의 정보료가 부과되었다고 합니다.

25년을 건너뛰어 다시 책의 해를 맞이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지만 마냥 즐겁게 받아들일 수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1993년의 경우 “좋은 책을 만들고 읽는 사회로 가기 위한 밑거름을 조성”하기 위한 취지로 진행되었던 것에 반해 올해의 책의 해는 출판 산업의 위기 속에 타개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추진되기 때문입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이번 기회에 온 국민 누구나 한번쯤은 책과 함께 삶을 즐겁고 풍요롭게 만드는 경험을 누릴 수 있는 한해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