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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 http://memory.library.kr/exhibits/show/e1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 속
층층이 숨겨진 경기도의 지리, 환경, 역사
31개 시군구별 설화와 전설로 알아보는 우리 지역 이야기
“옛날, 아주 옛날에 말이야…” 지역 어르신들이 어릴 적 자주 들려주던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우리가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가는 지역에는 옛날 옛적부터 전해 내려오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야기 속에 매일 지나다녔던 익숙한 거리, 지명이 나오다보니 귀를 쫑긋 세우면서 들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지역 설화는 ‘전설’의 성격을 지니면서 동시에 구체적인 증거가 포함되기 때문에, 듣는 사람은 이야기에 몰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울러 유대감과 공감까지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최근엔 지역 설화를 토대로 연극이나 영화를 만들거나, 문화기관의 공간 스토리텔링에 설화를 활용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설화는 그 진위 여부보다는 민족, 지역, 마을의 연륜과 더불어 생성된 이야기들로서 듣고 전하는 과정 속에 많은 교훈을 남기기도 하며 역사의 연구에 도움을 주기도 하는데 그 중요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설적 인물이나 민간 신앙의 형태로 내려온 이야기들이 현대화 과정에서 인구의 급증과 잦은 이동, 지리적 변화, 사회적 구조의 변동 등에 의하여 점차 소멸되고, 동화 속 이야기 거리로만 남아 지금은 실질적 가치가 떨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작은 마을 하나하나마다 지니고 있을 지역의 설화를 잘 보존하는 것은 이야기가 소멸되기 쉬운 현대에 더욱 시급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경기도에서는 오래전부터 시군구별 지역의 설화, 민담, 지명 유래, 전설 등을 조사하여 자료로 남기려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31개 시군구별로 정리된 지역 설화를 들여다보면 그 지역의 지리적 환경, 정서 등을 짐작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설화를 잘 살펴보시면 서로 비슷한 이야기 구성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답니다.

경기도메모리(http://memory.library.kr)에서는 온라인전시 메뉴를 통해 경기도 지역 31개 시군의 <지역스토리텔링 – 우리 마을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서비스 하고 있습니다.

■ 경기도메모리 > 온라인 전시 메뉴

가평의 이야기 하나를 살펴볼까요?
칠월 칠석에 올린 슬픈 결혼식에 관한 이야기인 <복장리 사모바위 전설>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조선시대 성년이 다된 총각이 살았다. 훤칠한 키에 용모가 뛰어나고 총명했으나 집안이 너무도 가난하여 배우지는 못하고 그저 품을 팔아 연명을 하는 어려운 형편이었다. 집안 형편이 이러하니 나이가 들었는데도 장가를 들지 못하여 늙은 어머님마저 제대로 모시지 못하는 딱한 처지였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총각이 강으로 고기를 잡으러 나갔는데 어떤 젊은 여자가 갚은 웅덩이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을 보았다. 이 총각은 지금까지 여자 손목 한번 잡아보지 못한 숫총각이었다. 그런데 웬 처녀가 알몸으로 허우적대니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일단 물에 빠진 사람을 살려놓고 보지는 생각이 들어 물로 뛰어들어 처녀를 구해냈다. 총각은자신의 옷으로 처녀 의 몸을 가려 주고 돌아 앉아 있으려니 가슴이 두근거려 견딜 수가 없었다. 언뜻 보았지만 고운 눈매와 예쁜 얼굴, 그리고 백옥같이 하얀 살결이 하늘에서 내려 온 선녀처럼 보였다.“

저희가 익숙하게 알던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가 생각나는 군요. 이야기는 어떻게 끝이 날까요? 이 이야기의 끝이 궁금하시다면 다음 책을 클릭해보세요.

지역의 민담, 설화를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남기기 위해 여러 가지 방식을 활용하고 있는데요.
김포문화원에서는 딱딱한 모음집 형태에서 벗어나 동화책 형태로 김포의 설화를 발간하였습니다. 동화의 형태로 각색된 '우애있는 형제'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때는 650여 년 전 고려 공민왕 때의 일이에요. 양천 궁산의 공암나루 부근 어느 마을에 형제가 있었어요. 형의 이름은 억년이고 동생은 조년인데 마을에서도 우애가 깊기로 소문이 자자하였지요. 그러나 일찍이 부모님을 앓는 바람에 가정형편이 몹시 어려웠어요. 부모님은 돌아가시기 전에 형제를 불러놓고 말씀을 하셨어요 “물려줄 재산이라곤 조그마한 땅텅이 몇 마지기뿐이니 너희에게 부모로서 면목이 없구나 하지만 이것을 꼭 명심하도록 허여라! 천하에 얻기 어려운 것이 형제이고, 구하기 쉬운 것이 농토이다. 가령 농토를 얻는다 하더라도 우의를 잃게 된다면 너희 가진 것을 전부 잃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니라 이 넓은 세상에 의지할 것이라곤 너희 두 형제가 전부이니라. 어떠한 경우에도 서로를 의지하고 도와주며 살아야할 것이야” 두 형제는 부모님을 땅에 묻으면서 굳게 다짐을 했지요"

쉬운 이야기 형식이라 어린이들도 재미있게 귀를 기울일 것 같습니다. 김포지역에 전해지는 옛이야기, 민담, 설화를 알고 싶다면 다음 책자를 클릭해보세요

이처럼 시군별로도 자료들을 발간했지만, 경기도에서도 31개 시군의 내용을 정리한 자료가 있습니다. 2010년도에 경기문화재단에서 발간한 <경기도 역사와 문화와 민담>이라는 자료입니다.

나를 아는 방법 중 하나는 나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 환경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각 지역의 정체성을 알기위해서는 해당 지역사와 문화가 담고 있는 이야기를 찾아보세요. 왜 이러한 설화와 민담들이 전승되었을까 하는 그 배경을 이해한다면 그 지역사회를 이해하기 한층 쉬워질 것입니다.

참고자료
- 경기도메모리 http://memory.library.kr
- 『가평의 사랑방이야기』, 가평문화원, 1998.
- 『경기도 역사와 문화 설화와 민담』, 경기문화재단, 2010.
- 『김포의 옛이야기』, 김포문화원, 2006.

글. 신정아 (경기도사이버도서관 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