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콘텐츠 타이틀

평화와 번영의 시대, 통일의 꿈을 품다
경기북부지역 민통선(民統線) 마을이야기

2018년도는 이제 여름이 시작되었을 뿐이지만, 이미 특별한 한해로 기억될 만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4월부터 6월까지 이어진 1,2차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는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을 확산시키고 통일에 대한 열망을 고조시켜 나가기 충분했습니다. 이러한 열기에 힘입어 최근 경기북부지역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파주, 연천, 김포 등 접경지역에는 이제 불안과 위기감대신 평화에 대한 열망과 희망, 그리고 미래에 대한 기대의 시선들이 향하고 있습니다. 평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경기북부지역 민통선 마을,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요?

민통선(民統線) 마을

민간인 출입통제선의 약칭인 민통선은 남방한계선 바깥 남쪽으로 5~20km에 있는 민간인 통제구역을 말합니다. 민통선은 이후 몇 차례 북쪽으로 상향조정을 하였고 현재는 군사분계선이남 10km 이내로 축소되었습니다. 이 지역은 1954년 미8군이 군사시설 보안 등을 목적으로 민간인의 경작행위를 규제하기 위해 설정한 귀농선(歸農線)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상당기간 민간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었지만 대한민국 국군이 군사분계선의 방어 임무를 담당하면서 1958년 6월 군 작전 및 보안상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출입영농과 입주영농이 허가되었습니다. 귀농선은 이후 ‘민간인 출입통제선’으로 명칭이 변경되었습니다.
특수행정구역인 이 지역은 현재 경기도 지역으로는 파주시의 통일촌과 해마루촌, 대성동 마을과 연천군의 횡산리 마을 등 총 4개의 마을이 있으며 아직까지도 사전출입신청과 신분증 제시 등 출입이 엄격히 관리되고 있습니다.

경기도에서는 접경지역이라는 지역적 특수성 때문에 생겨난 민통선 마을의 독특한 역사와 주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 등이 역사와 문화적인 가치가 충분하다고 보고 이를 기록으로 남겨 보존하기 위한 사업을 실행해 왔습니다. 이달의 콘텐츠에서는 경기도에서 조사한 민통선 내(內) 마을 조사보고서를 소개합니다.



“통일될 날이 기록된 ‘옥판’이 판문점에 묻혀있어”
경기도 자유의 마을, ‘대성동’ 이야기

파주 대성동 자유의 마을은 자유의 다리로부터 북으로 약 12.5km, 개성시로부터 남으로 약 11.5km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으며 행정구역으로는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조산리에 해당됩니다. 이 지역은 접경지역(DMZ) 내부에서도 한반도 중서부 최북단에 위치해 있어 사람들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어왔고 이로 인해 자연 생태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선사유적과 삼국시대의 산성 등 많은 유적이 분포해 있기도 합니다. 또한 민통선 내 마을이라는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다른 지역에서 들어보지 못한 다양한 삶의 이야기와 마을문화가 인상적이며 통일을 준비하는 세대에게는 이를 역사로 기록하여 오래도록 지키고 전해야 할 소중한 문화자원으로 인식하기에 충분합니다.


그림1: 1973년 대성동마을 전경
(출처: 『다시 고향마을로 돌아온 사람들 "경기도 DMZ 자유의 마을 대성동"』,
경기문화재단, 2014, p.152)

마을주민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6.25전쟁과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등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주요한 사건들, 이성계를 비아냥거렸다는 조상의 옛이야기와 통일될 날이 기록된 ‘옥판’이 판문점에 묻혀있다는 옛이야기, 마을주민들의 노랫소리와 재미난 속담들까지 재미있고 유익한 대성동 마을 이야기는 한편의 재미난 소설책을 읽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총 500쪽이 넘는 분량의 대성동 마을조사 보고서에는 문헌조사, 주민들의 개인별 생애사와 일상의례, 의식주와 세시풍속 등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스라엘 키부츠처럼 전략촌을 맨든거야”
함께하는 삶, ‘통일촌’

통일촌의 역사는 1972년 4월 육군 제1사단 제대 장병 14명이 영농을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됩니다. 이후 1973년 3월 종합개발에 착수하여 80여세대가 입주, 마을을 형성하게 됩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파주시 군내면 백연리이며 군사분계선 남방 4.5km지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보통 이 구역을 ‘통일촌’이라 칭합니다. 통일촌은 1970년대 이스라엘을 상징하는 단어 ‘키부츠(Kibbutz/소규모 농업공동체)에서 구상한 것으로 1973년 8월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민통선 내 황무지를 개간해 조성되었습니다.

통일촌을 이야기 할 때 빠질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생업인 ‘농업’입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이 지역은 풍요로운 농업지역의 조건을 갖춰 지금까지도 다수의 마을 주민들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통일촌은 10명이 1조 단위로 편성하여 공동노동을 하였는데 초기에는 8개조로 구성되어 논밭의 개간이나 마을 경조사를 함께 하였습니다. 파주의 장단콩은 대표적인 특산물 중 하나로 유명합니다. 민통선 안쪽의 기후와 토질이 콩을 재배하기에 아주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이 지역 주민들은 1996년부터 작목반을 결성하고 콩농사를 짓기 시작하였습니다. 매년 파주 개성인삼축제가 끝난 직후인 11월 초순 장단콩 축제를 열어 장단콩의 우수성을 홍보합니다.


그림2: 콩말리기 (출처: 통일촌마을보고서 : 통일촌 사람들 그 삶의 이야기, p.32)

농업은 통일촌의 단순한 생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과도 부합합니다. ‘공동체’와 ‘농업’이라는 정체성의 키워드는 마을에 구성되어 있는 다양한 조직에 담겨있습니다. 노인회, 부녀회, 상조계, 통일촌 조기축구회와 같은 친목조직부터 민통선 장단콩 영농조합법인, 파주 장단콩 영농조합, 통일촌양봉작목반, 파주 비무장지대 영농조합과 같은 유용성 측면의 단체들이 존재합니다. 통일촌 사람들의 좀 더 자세한 이야기는 경기도 메모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1. 대성동 이야기 : https://memory.library.kr/items/show/51129
-『다시 고향마을로 돌아온 사람들 "경기도 DMZ 자유의 마을 대성동"』, 경기문화재단, 2014
- 분야별기록영상 : 대성동, 한국정책방송원, 1981(외부연계자료)

2. 통일촌 이야기 : https://memory.library.kr/items/show/28376
-「통일촌 사람들 그 삶의 이야기」, 경기문화재단, 2013
-「개인 생애사로 살펴보는 삶의 흔적들」, 통일촌마을박물관, 2013
-「군인시절의 흔적」, 통일촌마을박물관, 2013
-「공동체 생활과 사연 담긴 생활용구들」, 통일촌마을박물관, 2013
-「통일촌이 생긴 내력」, 통일촌마을박물관, 2013

3. 웹사이트
- 디엠지기(DMZIGI), https://www.dmz.go.kr
- 경기도, 민통선마을 문화자원 기록으로 남긴다, 2014.04.12, 경기도뉴스포털, https://gnews.gg.go.kr/news/news_detail.asp?number=201404020937007055C049

글. 장현주(경기도사이버도서관 기록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