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국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동네 중 한 곳에서 벌어진 ‘강제퇴거 사건’을 이야기하는 『노랑의 미로』. 2015년 2월 서울시 용산구 동자동의 한 건물에서 45개 방마다 노란 딱지가 붙었다. 건물주는 한 달 열흘의 시간을 주고 모두 방을 비우라고 일방 통보했다. 1968년 완공된 그 건물에서는 한 평도 되지 않는 방마다 45명의 가난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18년을 거주해온 사람들도 있었고 대부분 60대 이상의 고령이었다. 그로부터 몇 달 뒤 쪽방 건물이면서 45명의 주민이 사는 하나의 마을이 황폐한 철거촌으로 변했다. 방들은 해머에 맞아 깨졌고, 전기와 수도가 끊겼다. 쫓겨나지 않으려 행정기관을 찾아다니며 호소하던 주민들은 결국 한두 명씩 방을 빼야 했고, 끝까지 버틴 사람들은 춥고 깜깜하고 물이 나오지 않는 건물의 부서진 방에서 폐허와 공존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쫓겨나는 일은 일상이었다. 가난이 흔들 수 없이 견고해지고 공고화되는 ‘사태’는 ‘사건 이후의 일상’에 있었다. 누군가는 쫓겨나고 다시 쫓겨나는 일을 되풀이하며 가난해졌고, 그들을 쫓아내고 다시 쫓아내며 누군가는 수익을 얻었다. 가난은 ‘사건의 순간’이 아니라 ‘사건 뒤 사태가 된 일상’의 누적 속에, 그 일상을 고립시키고 공고화시키며 이득을 얻는 구조 속에 있었다. 저자는 쫓겨난 사람들이 어디로, 어떻게, 얼마나 이동하고 그 시간 위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만들어지는지를 추적했다. 그렇게 쫓겨난 사람들의 ‘가난의 경로’가 그려졌다. 그리고 다시 ‘가난한 일상’은 계속됐다. 사건 당시로부터 5년이 흘렀지만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가난한 일상은 이어지고 있다. 저자는 〈가난의 경로〉 연재 종료 뒤 ‘이후 4년’의 변화를 계속 따라가며 시간을 쌓았다. 그 시간의 이야기들을 강제퇴거 1년의 이야기에 보태고 수정해 대부분 다시 썼다. 모두 5년 동안 45명의 이야기를 좇았다. 5년 뒤 45명 중 9명이 사망하고 36명이 남았다.
저자소개
《한겨레》 기자로 일하고 있다. 《웅크린 말들》(2017)을 썼다. 필명(이섶)으로 동화 《보이지 않는 이야기》(2011)와 《뜻을 세우면 길이 보여》(2005)를 냈다. 《침묵과 사랑》(2008)에 글을 보탰다. 부끄러운 것이 많다.
별점/리뷰
목차
0 입구 _9
1 벌레 _10
2 명태 _15
3 무연 _23
4 아멘 _34
5 의사 _43
6 벼락 _58
7 씨바 _59
8 요원 _69
9 메인 _80
10 천국 _83
11 기억 _109
12 역사 _111
13 비상 _121
14 털보 _129
15 의혹 _141
16 미남 _151
17 소란 _166
18 가루 _175
19 박사 _177
20 전투 _181
21 초록 _197
22 마로 _205
23 경로 _211
24 격파 _212
25 미로 _216
26 없다 _221
27 이사 _229
28 충혈 _243
29 용사 _245
30 철거 _254
31 웬수 _260
32 용역 _269
33 퇴적 _276
34 명인 _284
35 사수 _299
36 보조 _307
37 단전 _317
38 흑룡 _327
39 매물 _338
40 망치 _345
41 그놈 _352
42 누구 _369
43 단짝 _379
44 뽀삐 _386
45 꽝꽝 _393
46 순례 _400
47 미소 _418
48 위원 _426
49 반전 _433
50 땜질 _445
51 칼줄 _447
52 쌍생 _451
53 한양 _464
54 일기 _474
55 흡혈 _483
56 완공 _486
57 유령 _495
58 귀가 _498
59 백m _508
60 처사 _511
61 열흘 _525
62 예언 _533
63 검정 _541
64 노랑 _544
65 오년 _545
66 망자 _546
67 다시 _570
∞ 입구 _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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