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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서평공모전 최우수작] 하루를 마무리하는 푸른시간

2019 경기도 서평 공모 내가 권하는 어린이 책

최우수작
 

 하루를 마무리하는 푸른 시간

 

도서 푸른시간 표지
o
서평대상도서
   푸른시간
이자벨 심레르 지음, 이자벨 심레르 그림, 박혜정 옮김. - 하늘콩, 2018

 

장혜지(경기도 파주시)


스마트폰 시대에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온종일 작은 화면에 시선을 가둬놓느라 눈이 자주 피로하다. 뻑뻑한 눈을 들어 탁 트인 곳을 바라보거나 공원을 산책하며 자연 속에서 피로를 씻는다. 2017뉴욕타임스 최고의 그림책 상을 받은 <푸른 시간>은 고요한 자연의 모습을 책에 옮겨 놓아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작가는 해가 저물고 밤이 다가오는 짧은 푸른 시간을 포착해 다양한 파란색으로 자연 속 동식물들을 묘사한다. 온통 파란색인 겉표지에 기대감을 가지고 표지를 넘기면 속면에 다양한 파란색의 이름이 나열되어 있다. 페일블루, 아쿠아마린 블루, 사파이어 블루, 인디고 블루, 코발트 블루, 미드나이트 블루 등 점점 진해지는 다양한 파란색을 알려준다. 책을 첫 장부터 빠르게 넘기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림의 색이 짙어짐을 알 수 있다.

 

큰 판형에 간결한 글과 양면 가득 채운 그림은 평화로운 풍경에 더 집중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크게 그려진 동물 외에도 작은 동물들이 세세하게 풍경을 채워서 그림의 크고 작은 부분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밝고 어두운 다양한 파란색과 대비되는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등 보색을 사용해 동물들을 화려하게 묘사한다. 손에 닿을 듯한 거리에서 역동감이 넘치는 색감과 세밀하게 묘사한 동물의 털, 새의 깃털, 꽃잎 등에서 작가의 섬세함이 엿보인다.


도서 푸른시간 푸른빛 풍경
 

큰어치, 푸른 여우, 푸른박새, 대머리호로새, 물망초, 초롱꽃, 제비꽃 등 많은 동식물이 나오지만 푸른 시간이라는 테마로 묶인 이야기는 단절되지 않고 전체적으로 통일감이 있다. 멀리서 보는 평온한 풍경과 가까이서 보는 동물들의 생명력에서 뿜어져 나오는 차분한 파란색이 신비롭다.

밤이 오고 모든 생명체는 푸르름이 사라진 어스름 속 숨죽인 모습으로 표현된다. 마지막 장을 넘긴 속면에는 세계지도와 동물들의 서식지가 실루엣 그림으로 표시돼 아이와 함께 동물들을 맞춰볼 수 있다.
 

하루의 푸른 시간은 짧지만, 이 특정 시간을 담은 그림책은 원하는 만큼 옆에 두고 오래 읽을 수 있다. 어린이뿐 아니라 위로가 필요한 성인도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이다. 잠이 잘 오게 하는 파란색은 마음을 편하게 해줘 잠자기 전 하루를 마무리하는 책으로도 맞춤이다. 하나의 색깔로 다양한 자연의 모습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2013 칼데콧 영예상을 수상한 로라 바카로 시거의 <세상의 많고 많은 초록들>도 추천한다. 자연 또는 색을 이용한 미술놀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좋겠다.
 

도서 푸른시간 내지 파란배경 파랑꽃
 

도시에서 살면 소음과 눈을 어지럽게 하는 것들에서 벗어나 고요한 자연에 귀를 기울이는 휴식 시간이 필요하다. 작가는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해 질 녘의 순간을 포착하고 그림을 그리며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었다. 영감을 받는 눈과 귀를 가둬놓지 말고 열어둔다면 각자 자신만의 아름다운 시간, ‘푸른 시간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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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1

소박한 목소리가 돋보였던 작품

 

유현미 (평택시립배다리도서관 관장)


이 서평은 좋은 책을 고르고 자신이 그 책을 왜 좋아하는 지 담담히 이야기 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서평이 된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책의 감상과 크게 관련없는 지식의 상찬을 마련하여 독자들을 작품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우를 범하기 보다 처음부터 끝까지 작품에 집중함으로써 독자들을 작품으로 한걸음 더 가깝게 안내합니다. 가짓 수는 많으나 젓가락 갈 곳 없는 상차림보다 소박하고 정갈한 밥상이 입맛을 돋우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푸른색 하나로 해가 지고 밤이 오는 짧은 시간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푸른 색 하나로 세상이 얼마나 변화무쌍하고 다채로운 지를 표현하기도 합니다. 하나 안에 얼마나 많은 다양함이 존재하는 지를 이야기하고,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와 하나 안에 존재하는 전체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서평자는 책이 가진 철학을 어려운 이론으로 설명하기 보다는 한 장 한 장 책을 공들여 묘사함으로써 책의 충실한 안내자를 자처합니다.

온통 파란색인 겉표지에 기대감을 가지고 표지를 넘기면 속 면에 다양한 파란색의 이름이 나열되어 있다. 페일블루, 아쿠아마린 블루, 사파이어 블루, 인디고 블루, 코발트 블루, 미드나이트 블루 등(중략)..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림의 색이 짙어짐을 알 수 있다. ’

큰어치, 푸른 여우, 푸른박새, 대머리호로새, 물망초, 초롱꽃, 제비꽃 등 많은 동식물이 나오지만 푸른 시간이라는 테마로 묶인 이야기는 단절되지 않고 전체적으로 통일감이 있다.‘

서평자의 이야기를 가만 가만 따라가다보면 특별한 설명 없이도 작품에 불어넣은 작가의 푸른 색의 영감과 휴식같이 아름다운 찰나의 푸른 시간을 만날 수 있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좋은 재료를 골라 재료의 맛을 잘 살린 소박한 음식과 같은 서평이라 할 만합니다.

도서 푸른시간 내지 하늘색배경 배가 노란 파란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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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2

 


공정자 (안성시립중앙도서관 사서팀장, 문헌정보학박사)

서평은 도서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로 아직 책을 읽어보지 못한 독자로 하여금 책을 읽을 것인지 판단할 수 있도록 사전 정보를 제공한다.

<푸른 시간>에 대한 본 서평은 좋은 서평기준에 포함되어야 할 내용들이 골고루 담겨있다. 대부분 사람들이 주의 깊게 보지 않을 수 있는 해가 저물고 밤이 다가오는 짧은 시간으로 간명하게 요약한다. 이 책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면지에 대한 설명이다. 앞면지에 대하여 다양한 파란색의 이름이 나열되어 있다. 페일블루, 아쿠아마린 사파이어 블루... ...”와 뒷면지에 대하여 세계 지도와 동물의 서식지가 실루엣 그림으로 표시돼 아이와 함께 동물들을 맞춰볼 수 있다와 같다.

이 책은 다른 책과 달리 세로로 긴 판형인데 서평자는 책의 외형적인 특징을 알려준다. 그림책의 주요 특징인 그림에 대하여 손에 닿을 듯한 거리에서 역동감이 넘치는 색감과 세밀하게 묘사한 동물의 털, 새의 깃털, 꽃잎 등에서 작가의 섬세함이 엿보인다.”와 같은 설명과 평가가 상세하다.

또한 이 책과 같이 하나의 색깔로 다양한 자연의 모습을 표현한 책으로 <세상의 많고 많은 초록들>과 비교하며 유사한 주제의 책을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서평을 읽는 독자에게 영감을 받는 눈과 귀를 가둬놓지 말고 열어둔다면 각자 자신만의 아름다운 시간, ‘푸른 시간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말을 걸며 생각을 유도한다.

서평 대상인 <푸른 시간>은 다소 명확히 설명할 수 없는 추상적인 개념일 수 있는데, 서평자가 책을 쉽게 알 수 있도록 일관된 주제를 글로 잘 표현한 우수한 서평이다.

 

마지막으로 서평 공모에 당선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도서 푸른시간 내지 파란배경 주황색 목덜미 파랑새 크로즈업


* 본 이미지는 도서<푸른시간>의 내지로 출판사 제공 책소개에서 발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