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물 상세화면
2021년 세계 책의 날 기념 경기도 서평 공모 우수작 (1)

 경기도사이버도서관에서는 제57회 도서관주간과 세계 책의 날을 기념하여 4월 한달여간 서평공모전을 개최하였습니다. 서평공모전은 올해 여덟 번째를 맞은 공모행사로 도민들의 독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책 읽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2013년 시작하여 매년 개최하고 있습니다. 올해 4월 12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공모를 통해 경기도민 그리고 경기도 소재 직장인 등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의 참가자가 서평을 제출했고 총 153편의 서평이 접수되었습니다.

 3차에 걸친 심사를 통해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을 선별하였으나 아쉽게도 올해는 최우수상은 뽑히지 않고, 우수상 2명, 장려상 5명, 참가상 20명에게 상과 시상품을 수여했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이번 서평 공모 중 우수상을 수여한 2개의 작품 중 한 편과 심사평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우수작 1 : 오하영(경기도 평택시)

도서제목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저자명

하야마 아마리

출판사

위즈덤 하우스

 

◎ 서평 제목 : 안녕, 세상의 모든 아홉수들에게

◎ 서평 내용

일년이라는 시간은 참 아이러니하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기 때문이다. 기다림에 있어서 일년이란 꽤나 긴 세월이지만 계획이나 목표를 이루기에는 어쩌면 부족하거나 짧은 시간일 수 있다. 이 책에는 계획한 것을 이루기 위해, 목표한 그 날 만을 기다리느라 그 1년간 열정에 미쳐서 산 여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14살, 한창 우울증에 시달려 정신이 반쯤 날아갔을 때 즈음에 이 책을 처음 읽었고, 19살이 된 지금까지도 틈이 날 때면 꾸준히 읽어오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읽을 때마다 새로운 면을 발견했다. 그만큼 내가 감명 깊게 읽은 책이다.

이 책의 화자는 자기 자신 즉, 작가인 하야마 아마리가 주인공이다. 주인공은 29살에 직업도 변변찮고 몸매도, 얼굴도 평범하다 못해 못생기기까지 했지만 자신의 29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실연 당한지 얼마 되지 않아 자신의 생일을 같이 축하해줄 사람이 본인 밖에 없다. 홀로 조각 케이크를 먹으려다 떨어진 토핑을 먹기 위해 아등바등하던 주인공은 문득 비참함을 느끼게 된다. 충동적인 감정이 주인공을 자살 시도를 하게 만들지만 그럴 용기마저 부족했던 주인공은 자살에 실패한다. 마침 텔레비전에서는 라스베이거스 광고가 나오고 있다. 방금 전까지 죽으려고 하던 주인공은 죽기 전에 저 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스쳐지나 가던 광고가 그녀의 목숨 줄을 붙잡은 것이다. 그때, 주인공은 스스로에게 딱 1년간의 유예를 주며 시한부 판정을 내린다. 1년 후 생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카지노를 즐기다 죽기로!

그러려면 우선 돈이 필요했다. 파견 근무직에 집안도 변변찮던 주인공은 그때부터 닥치는 대로 일을 하기 시작했다. 누드 모델부터 호스티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녀에겐 많은 사람이 생겼다. 주인공은 그들에게서 용기와 희망, 위안과 위로를 얻게 되었다. 나 또한 챕터 마다 나오는 명언들이 마음에 깊이 와 닿았다. 특히 다른 색깔로 명언들을 표시해 둔 것이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한다.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등장인물이 귓가에 직접 말해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새로운 시작부터 죽음까지의 과정이 담긴 1년이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 책 속에 흐르는 1년이라는 시간 동안에 친구, 돈, 일, 열정 등 인생의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시간이 주는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만약 주인공이 일년이라는 시간의 제한을 두지 않고 긴 인생을 목표로 잡았으면 지금까지의 삶처럼 계획이 흐지부지되어 증발해버렸을지도 모른다. 일년 밖에 남지 않은 여명(餘命)이기에 주인공이 시간에 쫓겨 계획을 이룰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시간은 가만히 서 있을 때는 느리게 흘러가는 것 같지만 결승점을 세우고 그 지점까지 달려가기 시작하면 덧없이 빠르게 흘러간다. 이처럼 주인공의 시간도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이 책의 재미있는 점은 문체가 자학적이라는 것이다. 익명의 얼굴을 빌려서인지, 아니면 자신에게 하는 말과 같아서인지 표현하는데 거침이 없고 솔직하다. 나는 그런 점 또한 친근하게 느껴져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불현듯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가?’, ‘내게는 목표가 있는가?’, ‘나는 노력하고 있는가?’, ‘내게 주어진 시간을 얼마큼인가?’ 하는 의문을 갖는데 닿게 된다. 나로써 말해보자면, 곰곰이 생각해보건데 내게는 목표부터가 없다. 인생에 터닝포인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목표부터 세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지금 목표가 있는가? 나는 묻고 싶다.

내가 이 책을 권하는 건 비단 나처럼, 혹은 주인공 아마리처럼 삶에 지쳐 살아감에 의욕이 없는 사람뿐만 아니라 외로운 사람, 열정이 필요한 사람, 그리고 세상의 모든 아홉 수 등이다. 나는 지금 19살이다. 책의 주인공처럼 아홉 수. 19살이 되어 나를 여기까지 있게 한 데에 크게 일조한 책을 다시 읽는다는 감상은 새로웠다. 나는 특별히 이 책을 모든 아홉 수 들에게 바치고 싶다. 새로운 n십대로 세상을 살아갈 용기를 얻을 테니까. 여타의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원하는 열정을 얻을 수 있게 하는 매개체가 되어줄 것이다.

<스물 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는 나를 울게 하고, 웃게 하고 또 나를 살린 책이다. 나는 이 책으로 하여금 살아갈 열의를 얻었다. 다른 사람들도 이 책으로 하여금 감동과 희망을 얻었으면 좋겠다.
 


서평공모 심사평

<심사평: 평택시도서관장 유현미>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책을 통한 위로와 치유, 자기성찰 또한 매우 중요한 이유일 것입니다. 이 서평은 책을 통해 자신이 어떻게 위로 받았는지 이 책이 왜 그토록 마음에 와 닿았는 지를 잘 표현하였고, 나아가 책을 통해 자기성찰에 이르는 과정이 잘 드러났기에 우수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어려움에 처한 이를 진심으로 이해해주는 단 한사람이라도 곁에 있다면 이겨낼 힘이 생기듯, 책 또한 그 단하나의 친구가 될 수도 있음을 잘 보여준 서평입니다. 청소년기 심한 우울을 겪던 어린 독자는 이 책의 화자이자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며 삶의 고비 고비를 함께 넘어갈 힘을 얻습니다. 자살마저 실패한 주인공이 스스로에게 부여한 1년간의 시한부 삶 안에서 친구, 돈, 일, 열정등 인생의 희노애락을 겪어내는 과정을 통해 자신도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새롭게 살아볼 용기를 얻게 됩니다. 책의 자학적 문체에 끌린 점이나 주인공이 만난 인물들이 마치 자신의 귓가에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고백은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주인공이 경험을 통해 터득한 명언들이 고스란히 자신에게 깨달음으로 전달됩니다. 

 

 책을 읽다가 불현듯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내게 목표는 있는가?’ ‘나는 노력하고 있는가?’ ‘내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인가?’ 하는 자기성찰에 이르게 되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서평자는 스스로 책을 통해 받은 위로와 성찰을 새로운 독자에게 건냅니다. 특히, 자신이나 주인공처럼 삶에 지쳐 살아갈 의욕이 없는 사람과 외로운 사람, 열정이 필요한 사람, 그리고 특히 아홉수에게 권하고 있습니다. 살다 보면 삶에 지치거나 의욕이 없을 때가 있기 마련이기에 많은 이들이 잠재독자로서의 권유를 받아들이게 될 것 같습니다.  특별히 아홉수들에게 이 책을 바치는 이유는 단순히, 책 제목의 영향이나 현재 자신이 열아홉이라는 사실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아홉에 부여하는 의미는 미신의 영역을 넘어 삶의 다음 장으로 넘어가기 위한 서막의 시간이자 삶이 부여한 새로운 과업을 수행하기 위한 전 단계를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요?  삶의 단계별로 일정한 과업을 부여 받고 그것을 잘 수행한 사람만이 박수갈채를 받으며 다음 단계로 가는 문의 열쇠를 얻게 되는 시스템 안에서 홀로 남아 단단히 잠긴 문 앞에서 좌절할까 두려운 이들에게 이 책을 바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럴 때 자신에게 그랬듯 이 책이 괜찮아, 조금 천천히 해도 돼. 오늘 안 되면 내일해도 돼. 라고 이야기해 줄 것이라 믿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을 울게 하고 웃게 하고 또 살린 책이 다른 누구에게도 살아갈 열의와 희망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서평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내가 읽어보았더니 너무 좋아서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 이것이 바로 서평을 쓰는 이유가 아닐까요?        

 

※다음호에는 두 번째 수상자의 서평과 심사평을 게재합니다.

 

편집. 조수경(경기도사이버도서관 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