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호] 2023 《책드림, 꿈드림》 목록집과 함께하는 추천도서
2020년부터 올해로 4번째 진행하는 『책드림, 꿈드림』사업을 아시나요?
경기도 책나눔 『책드림, 꿈드림』사업은 도서 보급을 희망하는 경기도 내 독서취약기관(지역 아동센터, 노인보호시설, 장애인시설, 다문화시설 등)을 대상으로 《책드림, 꿈드림》 도서목록집의 도서 100~150여권을 보급하고 독서문화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경기도는 책나눔 사업을 진행하면서 독서 취약계층뿐만 아니라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폭넓은 독자층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각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주제별, 이용 대상별로 큐레이션하여 《책드림, 꿈드림》 목록집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2020년도 목록집에는 연령과 주제별로 큐레이션 한 900권의 도서를 수록하였고, 2021년에는 어린이 도서, 다국어 도서, 큰글자 도서, 그림책 빅북을 추가로 374권의 도서를 수록, 2022년에는 어른 그림책, 청소년 도서, 시집을 추가하여 400권의 도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2023년에는 기관담당자가 참고할 수 있는 독서활동분야를 추가하여 각 분야별 도서들을 선정하였습니다.
* 위의 목록집 표지를 클릭하시면 목록집을 다운로드 받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2023 도서목록집 수록도서
- 어린이책 100권
- 어른 그림책 90권
- 독서활동 10권
- 큰글자 도서 40권
- 그림책 빅북 40권
- 어린이책
거북이자리 |
열두 달 한뼘 텃밭 |
감추고 싶은 폴더 |
아침으로 곤충을 |
손바느질로 만나는 그림책 주인공 |
팝업북 만들기: 기초편 |
상상하는 어른 |
천천히 스미는 독서교육 |
- 어른 그림책
|
|||
순례 씨 |
삘릴리 범범 |
나의 작은 아빠 |
길 |
매년 발간하는 목록집에는 신간을 반영하여 도서를 선정하고 각 선정 도서의 기본 서지정보와 난이도, 전문가의 서평과 주제어가 함께 실려 있습니다.
경기도 책나눔 사업 『책드림, 꿈드림』은 문화와 정보를 나누어 드리는 동시에 꿈(Dream)과 희망을 드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2023년에도 목록집에 담긴 책을 읽게 될 많은 분들이, 독서를 통해서 잃어버렸던, 잊고 있었던, 혹은 찾고 있던 꿈을 펼쳐보시기를 바랍니다.
글. 여민혜 (경기도사이버도서관 사서)
[115호] 2022 경기도 서평공모 <내가 권하는 책> 수상작
경기도 서평공모는 독서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책 읽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경기도민을 대상으로 지난 2012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민 또는 경기도 소재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수상자에게는 상품을 수여하고 수상작은 경기도사서서평집에 실어 매년 책으로도 발간하고 있습니다. 올해 서평공모는 9월 1일부터 10월 7일까지 5주간 공모 접수를 진행하였고, 총 217편의 서평이 접수되었습니다. 이렇게 접수한 217편의 서평은 서평 공모 심사기준표에 따라 1차 내부 심사를 진행하였고, 경기도사서서평단의 2차 심사 후 서울대학교 나민애 교수의 최종심사를 통해 수상작을 선정하였습니다.
2022 경기도 서평 공모 결과
구 분 |
수상자 |
|
초등 |
최우수작 1명 |
《유원》 / 의정부시 손다경 |
우수작 2명 |
《어린이를 위한 나는 말랄라》 / 과천시 김지우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 김포시 이재인 |
|
장려작 3명 |
《고양이 전사들》 / 김포시 김은균 《어린 임금의 눈물》 / 김포시 이은성 《알로하, 나의 엄마들》 / 안양시 최준혁 |
|
청소년 · 일반 |
최우수작 1명 |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 용인시 김보현 |
우수작 2명 |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 / 하남시 최정재 《콩가루 수사단》 / 안양시 최혜원 |
|
장려작 3명 |
《두 늙은 여자》 / 광명시 박현신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 부천시 이대현 《아이들을 좋아하는 소아청소년과의사》 / 수원시 임수은 |
나민애 교수
2022년도 경기도 서평 공모전은 그동안 좋은 서평을 발굴하는 데에 일조해왔다. 이 공모전은 초등 및 중등 학생들의 분석적이고 주체적인 독서 습관을 독려하는 한편 성인 독자가 개인적인 독서 경험을 다수와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좋은 책을 깊이 사랑하고 공동체의 타인에게 널리 알린다는 것은 개인에게 보람 있고 사회에게는 이득이 되는 행위이다. 이러한 취지와 결실을 다년간 축적해온 올해의 공모전에서는 상당히 많은 서평이 투고되어 책을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들의 존재와 열의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간 책 읽는 독자층이 적어졌다는 사실이 데이터로 확인된 지 오래고 책 읽지 않은 사회가 비판의 대상이 된 적도 있지만 경기도 서평 공모의 참여도를 본다면 우리는 한국의 출판계와 독자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점칠 수 있다.
이번 심사에서는 상당히 많은 서평이 최종까지 올라와 경합을 벌였다. 서평의 본질을 충실히 지킨 글이 있는가 하면 틀에서 벗어났지만 매력적인 글도 있었고, 기술적으로 굉장히 매끄러운 글이 있는가 하면 진정성 있는 내용으로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도 있었다. 이 많은 최종 후보들 중에서도 심사위원은 서평 공모전의 취지를 살려 지나치게 개인적 감상에 치중한 글은 배제하였다. 최종적으로는 이 서평을 읽고 나서 예비 독자가 대상 도서에 대한 파악을 잘 할 수 있는지, 해당 도서를 정말 읽고 싶은 마음이 드는지를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 그 결과, 뛰어난 많은 글 중에서도 초등 부문에서는 손다경의 을, 청소년 일반 부문에는 김보현의 를 최우수작으로 선정하게 되었다.
손다경,
- 백온유의 소설 《유원》에 대한 서평
초등학생 손다경의 서평 은 백온유 소설가의 《유원》을 대상 도서로 삼고 있다. 사실 초등학생이 자기 감상을 중심으로 한 독후감이 아니라 평가를 바탕으로 하는 서평을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손다경의 글에서도 분석보다 줄거리의 비중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작품을 꼼꼼하게 읽어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책을 평가하려고 한 시도를 높이 샀다. 성장 소설은 근대 소설의 기본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성장 소설을 자주 읽으면서도 성장이 무엇이며 성장소설이란 무엇인지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 있다. 그런데 손다경은 이미 성장 소설이 무엇인지와 그 기본형을 알고 있다. 그리고 서평에서 그 기본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았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것은 깊이 있는 독서와 많은 독서가 바탕이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손다경은 백온유 소설가의 《유원》에 대해 흔한 성장 소설 같아 보이지만 특별한 점이 있는, 다른 성장 소설이라고 말한다. 《유원》에는 대단한 모험이 등장하지 않고, 특별한 배경도 없이 일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이 특별하지 않은 성장 소설이야말로 ‘평범하지 않다’고 판단하기 위해 손다경은 많은 분석을 거쳐야 했을 것이다. 본인이 그 분석 과정을 다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고 글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조금 더 분명히 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지만 한 어린이가 성장 소설의 기본과 특이점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책의 외적인 요소인 표지를 내용과 연관 지어 해석하려고 한 시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서평은 글자와 내용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만든 사람의 의도와 책 자체까지 고루 살펴야 하는 입체적 활동이다. 서평에서는 줄거리라든가 등장인물의 사연에 몰입하지 않고 시선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싶다. 심사위원은 이후 손다경의 독서와 사고가 무럭무럭 튼튼하게 자랄 것이라는 행복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 총명한 마음과 반짝이는 눈으로 좋은 책을 읽고 주변의 많은 사람과 그 경험을 나누는 독자의 탄생을 축하드린다.
김보현,
- 홍세화의 에세이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에 대한 서평
사실 홍세화의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를 2022년의 서평 공모에서 만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 책은 발간 당시 굉장한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그렇지만 이미 시일이 많이 지났기 때문에, 퍽 오래된 책의 운명이 늘 그렇듯이 신간의 파워에 밀려 잊혀졌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에세이는 시대 분위기를 특히나 많이 타는 영역이고 관심이 반짝 머물렀다가 금방 사라지는 분야이기도 하다. 삼십 년 가까이 지난 책을 이 시대의 독자에게 함께 읽자고 권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을까 의심으로 시작했으나 이 서평의 끝에서는 다시 한번 홍세화의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결심을 갖게 되었다. 그만큼 김보현의 는 상당한 설득력을 갖춘 글이었다는 말이다.
이 서평에 대해 칭찬을 시작하자면 우선, 글의 문장력이 상당하다. 과감하고 힘이 있기 때문에 읽을 때 빠르게 읽을 수 있다. 읽는 이가 빠르게 읽는다는 것은 그만큼 소화가 잘 되는 문장이라는 말이다. 게다가 김보현은 저자 홍세화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간결하게 제시한다. ‘그는 한국의 전형적인 엘리트이다, 그는 민주화 운동가이다, 그는 파리의 택시 운전사이며 이방인이다.’ 김보현은 이 세 가지 서로 다른 면모를 깔끔하게 정리한다. 그런데 이 이력을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지 않고 가장 충격적인 사건부터 전환까지 종횡무진 왔다갔다 하는데 알아듣기 상당히 쉽다.
또 다른 장점은 이 책이 무슨 책인지 정리하는 문장, 다시 말해 책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게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단순한 여행 서적이 아니다. 이 책은 한 시대의 이데올로기를 재조명하는 책이다. 이 책은 밀도 높은 책이다’ 등과 같이 책에 대한 평가와 규정을 분명하게 제시한 부분은 서평의 좋은 덕목을 잘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진정성 있게 읽었고, 오늘날 우리 사회를 생각하면서 읽었으며, 우리 공동체의 많은 사람들과 나눌 부분을 찾아 제시한다는 점에서 가장 큰 가치를 부여하고 싶다. 오래 전 책에서 언급되었던 가치 ‘관용’의 똘레랑스가 왜 아직도 우리에게 부족한지, 아니 편견과 혐오로 오히려 점점 더 부족해지고 있는지 지적했다는 점에서 주체적인 독서를 확인할 수 있다.
김보현은 “우리 사회는 아직 ‘똘레랑스’의 메시지가 유효”하며 “필독서란 미명 하에 이 책의 의미가 퇴색되는 건 옳지 않다”고 이 책을 강력 추천하고 있다. 지금의 많은 사회 문제와 고통을 생각해 볼 때 이러한 독법과 추천은 매우 가슴에 와닿는다. 고전이란 옛 시대의 해묵은 글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맞을 때마다 새롭게 읽히고 새로운 의미를 낳는 책을 의미한다. 김보현은 홍세화의 이 책을 일종의 고전으로서 인지하고 이 시대 새롭게 읽어야 할 책으로 강력 추천한다. 그 바탕에 사회에 대한 파악, 책의 핵심어에 대한 파악, 저자에 대한 소개가 모두 깔려 있어 좋은 서평이 되었다. 시대를 불문하고 좋은 책을 다시 부활시키는 것이 서평의 순기능이라고 할 때 김보현의 서평은 그 기능에 충실했다고 고평한다. 수상을 축하드리는 바이다.
어린이·초등 부문 최우수작
《유원》, 백온유 글, 창비
그 녀석이라는 선물
의정부시 의순초등학교 손다경
《유원》은 나는 미안해하며 눈을 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별 의미 없는 첫 문장 같지만, 책을 끝까지 읽고 다시 읽어 보면 이 별 볼 일 없는 문장이 다르게 다가온다. 첫 문장부터 어떤 의미를 숨겨 두었다니, 읽는 게 기대되는 책이다.
주인공 유원은 항상 미안해할 수밖에 없는 삶을 산 인물이다. 12년 전, 위층에서 버린 담배꽁초로 집에 불이 난다. 유원의 언니인 예정은 집이 완전히 불길에 휩싸이기 전 어린 유원을 11층 창밖으로 던지는데, 동네 화물차 기사 아저씨가 유원을 얼결에 받아낸다. 그리고 그 아저씨는 그때의 충격으로 오른쪽 다리뼈가 부서져 다리를 절고 산다. 하지만 그때 유원을 받아냈던 아저씨는 늦은 밤에도 아무 때나 유원의 집을 찾아와 허황한 사업 계획을 말하며 스스럼없이 돈을 빌려 가고 아무렇지도 않게 며칠이건 자고 간다. 그래도 부모님은 유원을 구한 아저씨에게 쩔쩔매고 돈을 안 갚을 걸 알면서도 돈을 빌려 준다. 유원은 모두 자신의 탓인 것 같아 죄책감에 빠진다. 또 주변 사람들은 자신을 통해 언니를 봐 유원은 언니의 그림자에 갇혀 살고 있다. 언니를 원망해도 보지만 유원에게 돌아오는 건 더 큰 죄책감이다. 12년 전 언니가 죽은 후, 언론은 유원을 ‘이불 아기’라고 부르고 사람들은 동생을 살린 용감한 언니와 아기를 받아낸 의인을 칭찬한다. 하지만 유원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희망, 기적 따위의 단어를 붙이고 필요 없는 관심을 주는 게 폭력적이라고 느낀다. 나는 이 부분에서 부끄러워졌다. 만약 책 속의 일과 비슷한 일이 생겼다면 책 속에 나오는 댓글을 보고 공감했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유원은 수현을 만나게 된다. 둘은 친구가 되지만 수현이 자신이 다치게 만든 아저씨의 딸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유원은 자신은 모두에게 미안해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만 더 확실하게 알게 된다. 하지만 수현의 동생 정현을 통해 수현을 이해하고 둘은 다시 친구가 된다. 유원은 수현과 친구로 지내면서 생각의 변화가 생기고 마침내 아저씨, 아빠, 수현에게 자신의 진짜 마음을 고백한다. 마지막으로 높은 곳에 설 용기가 있어야만 할 수 있는 패러글라이딩을 하며 자신을 살린 언니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트라우마를 이겨내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된다.
이 책의 재미있는 점이 있다. 바로 표지 그림이다. 원래 그림은 여자 셋의 뒷모습으로 제목은 [세 친구]이다. 나는 이게 수현, 유원, 그리고 언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표지에는 두 사람만 나와 있다. 처음에는 당연히 유원과 언니라고 생각했지만 이게 유원과 수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에 따라 여러 가지로 생각할 수도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처음에 이 책을 고를 때는 흔한 성장 소설일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읽을수록 세밀한 감정선과 물 흐르듯 흘러가는 흐름이 눈에 띄었다. 일상에서 벌어졌지만 모험 소설만큼 재밌고 잔잔한 감동이 있었다. 엄청난 모험은 없지만, 마음에 큰 울림을 주는 책, 《유원》이었다.
청소년·일반 부문 최우수작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홍세화 글, 창작과비평사
똘레랑스
용인시 김보현
이른바 남민전사건(南民戰事件)이 있었다. 남민전은 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원회’의 약칭으로, 1970년대 후반 북한의 적화노선을 추종해 비밀리에 활동한 대규모 반(反)국가 지하당 사건을 말한다. 그 후 오랜 세월이 흘러 2006년 3월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는 ‘남민전’ 관련자 29명을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했다.
이처럼 역사는 흐른다. 아니 변화한다. 과거 ‘남민전’ 사건의 관련자들이 소위 빨갱이에서 민주화 운동가로 지위가 변화하였듯이 말이다. 이 ‘남민전’ 사건의 중심에 있던 인물이 바로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의 저자 홍세화이다.
저자는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이른바 “KS마크”를 단 사람이다. 그는 ‘남민전’ 사건에 연루돼 프랑스로 망명, 파리에서 임차 택시를 운전하게 된다. 한국사회의 초엘리트인 그가 파리에서 택시를 운전하다니 믿을 수 없을 만큼 아이러니하다. 낯선 곳에서 시작된 삶의 무게였으리라.
이 책 곳곳에 그의 프랑스에서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고, 그의 시각으로 파리를 둘러볼 수 있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파리지만 그가 택시를 운전하며 누빈 파리 곳곳의 풍경이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한 여행 관련 서적이 아니라 한 시대의, 사회의 이데올로기를 재조명하는 진중하고도 밀도 높은 책이다.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이 책을 관통하는 하나의 핵심은 ‘똘레랑스’이다. 타인과 사회에 대한 편협하고 옹졸한 사고, 그리고 배타적인 태도. 우리는 왜 ‘나와 다름’을 ‘틀림’으로 규정하고 판단을 내리는가? 저자는 ‘똘레랑스’로 다름에 대한 우리들의 뿌리 깊은 삶의 태도를 다시금 성찰할 수 있게 한다.
저자 홍세화는 2002년 드디어 한국에 귀국했다. 그는 조국에 돌아와 살고 있지만, 돌아와서 본 한국은 달라졌으면서도 달라진 게 없다고 했다. 홍세화는 책에서 프랑스 사회의 용인(容忍)의 정신을 역설한다. ‘똘레랑스’. 저자는 이를 “관용(寬容)이라기보다 용인(容忍)이며,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고 말한다. 타자를 다른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역사의 교훈을 의미하며, ‘차이’를 ‘차별’의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우리에게 조곤조곤 설명한다.
이 책이 출간되었던 1995년과 비교해볼 때, 2022년 현재의 한국사회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고자 부단히 애쓰면서도 상대방의 입장은 무조건 억압하고 보는 사회. 그러므로 우리 사회는 아직 ‘똘레랑스’의 메시지가 유효하다. ‘똘레랑스’는 단순히 용인(容忍)을 부르짖는 사회 이데올로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 요구되는 타인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다.
지금껏 프랑스를 생각해 오던 나의 입장은 배타주의였다. 외국인에게, 이민자에게 얼음장처럼 차가운 나라.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똘레랑스’의 정신을 바탕으로 살아가는 빠리지앵들의 삶의 태도를 엿볼 수 있었다. 프랑스에 비하면 지금 우리 사회는 얼마나 편협한가? 우리는 나와 다른 것을 무난하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출간된 지 27년이 지난 지금에도 이 책은 우리에게 화두를 던진다. “우리 사회는 얼마나 용인(容忍)하는가?” 비단 이 책은 정치판에 뛰어든 사람뿐만이 아니라 사회의 젊은 지성, 대학생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책이다. 단순히 필독서란 미명하에 이 책의 의미가 퇴색되는 건 옳지 않다. 좌우가 사회를 가르는 이 시대에 당신이 ‘똘레랑스’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고 싶다면 홍세화의 이 책은 마치 영화 제목처럼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 것이다. 세상을 보는 눈은 이처럼 한 권의 책으로도 충분히 변할 수 있으므로 그대들에게 일독(一讀)을 권한다.
※우수상과 장려삭을 수상한 서평은 아래 서평집 344페이지에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2022 경기도사서서평집 바로가기
글,편집. 조수경(경기도사이버도서관 사서)
[114호] 2022 경기도 책나눔 『책드림, 꿈드림』 독후프로그램
경기도와 경기도사이버도서관에서는 2020년 부터 올해까지 책을 접하기 어려운 독서취약계층에 도서와 독후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책드림, 꿈드림』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0년도에는 <간식과 함께하는 그림책 읽기>, <내 마음을 담는 걱정인형 만들기>. <팝업카드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책을 읽고 연관된 간식을 먹으며 책에 대한 즐거운 기억을 남기기도 하고, 걱정인형과 팝업카드를 만들며 소근육을 사용하고 다양한 색으로 꾸미는 활동을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2021년도에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추가하여 <실 한 가닥 상상책>, <미니 무드 조명등 DIY> 등의 독후프로그램을 진행하였는데, 기관에서 보내 온 후기를 통해 많은 참여자 분의 즐거움과 뛰어난 솜씨를 볼 수 있었습니다.
2020년도 독후프로그램 보러가기 (클릭)
2021년도 독후프로그램 보러가기 (클릭)
올해는 지난 독후프로그램과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였는데 <고구마 인형 만들기>, <조개모빌 만들기>, <스칸디아모스로 내 얼굴 꾸미기> 등 총3개의 독후프로그램 키트를 이번 뉴스레터에 소개하고자 합니다.
1. 박지숙 작가의 책 속 캐릭터 ‘고구마 인형 만들기’
책 속의 캐릭터를 인형으로 만들어 봄으로써 책 속 주인공과의 친밀감을 높여 독서가 더욱 친근하고 즐겁게 만들어 주는 활동입니다.
▶함께 읽을 책 : 『고구마유』(반달), 『이파라파 냐무냐무』(사계절), 『팥빙수의 전설』(웅진주니어), 『고구마구마』(반달/빅북) 등
▶준비물품 : 고구마구마 그림책, 고구마구마 만들기 키트(도안, 실, 바늘, 고리끈, 솜, 네임펜, 원단, 이름표용 펠트지, 인형 눈) ,가위와 연필은 따로 준비 합니다.
▶2022 책드림 꿈드림 참여기관의 활동 사진 및 작품들
서로가 만들 고구마 이름을 이야기 하고 이름을 지어준 이유를 발표하면서, 다양한 모양을 가진 고구마 만큼이나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과 친구들이 있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 볼 수 있습니다.
2. 조개모빌 만들기
바다에서 온 조개껍데기들과 유목을 가지고 개성있는 나만의 조개모빌을 만들어 봅니다. ‘나만의 조개모빌 만들기’ 활동을 통해 바다에서의 추억을 떠올려보고, 자연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느껴보는 시간을 만들 수 있는 활동입니다.
▶함께 읽을 책 : 『갯벌전쟁』(모래알), 『롤라의 바다』(여유당), 『바다의 기도』(스푼북), 『밤바다로 해질루 가요』(책읽는곰), 『할머니의 용궁여행』(천개의바람), 『휴가』(모래알), 『할머니의 여름휴가』(창비/빅북) 등
▶준비물품 : 조개모빌 키트, 유튜브 동영상(https://youtu.be/vAYy3xBsuNU)
▶2022 책드림 꿈드림 참여기관의 활동 사진 및 작품들
완성이 되면 작품들을 함께 전시하고 참여자들의 조개모빌에 대해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지고 기념촬영을 하는 등의 활동을 진행하면 좋습니다.
3. 스칸디아모스로 내 얼굴 꾸미기
스칸디아모스를 가지고 나만의 모습을 직접 꾸며봄으로서 스스로의 모습에 자신감을 갖고, 나만의 특별함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마인드를 갖게 할 수 있는 활동입니다.
▶함께 읽을 책 : 『나는 나를 돌봅니다』(우리학교), 『나는 뽀글머리』(비룡소),
『때로는 고슴도치』(나무를심는사람들), 『아름다운 아이』(잭과콩나무),
『왜 나만 달라?』(한림출판사), 『파란아이 이안』(시공주니어),
『하나도 안 떨려!』(현암사), 등
▶준비물품 : 스칸디아모스, 캔버스 액자, 이젤, 목공풀, 네임펜, 그 외 꾸미기 재료
▶2022 책드림 꿈드림 참여기관의 활동 사진 및 작품들
완성이 되면 자신이 꾸민 모습과 자신의 장점을 이야기 하고 다른 참가자들이 발표를 들으며 칭찬샤워를 진행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올해도 여러 기관들이 독후프로그램을 통해 책읽기와 독후활동을 함께 하면서 독서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었다는 후기를 많이 들려주셨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즐거운 독서, 기억에 남는 독서를 할 수 있도록 책 읽기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시도해 보면 좋겠습니다.
글. 조수경(경기도사이버도서관 사서)
[113호] 2022 『책드림 꿈드림』 목록집과 만나보는 추천도서
경기도 책나눔 『책드림, 꿈드림』 사업은 도서보급을 희망하는 경기도 내 독서취약기관(지역 아동센터, 노인시설, 미혼모시설, 다문화시설 등)을 대상으로, 《책드림, 꿈드림》 도서목록집의 도서 100여권을 보급하고 독서문화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2020년 처음 시작하여 올해로 세 번째 해를 맞았습니다.
경기도사이버도서관에서는 다양한 유형의 기관에 도서를 보급하기 위해서 매년 큐레이션 도서목록집을 발간하고 있는데, 2020년도 목록집에는 연령과 주제별로 큐레이션한 900권의 도서가 수록되어 있고, 2021년에는 보다 더 세밀하게 기관 맞춤형 도서를 지원하기 위해 어린이 신간도서 100권, 다문화 기관을 위한 다국어 도서 100권, 큰글자 도서 85권, 그림책 빅북 60권을 추가로 선정하여 2021 경기도 『책드림,꿈드림』 도서목록집을 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기관별 도서 선택의 폭을 보다 넓힐 수 있도록 어른그림책, 청소년 도서, 시집을 추가하여 각 분야별 전문가가 장애인, 노인, 다문화, 아동 기관에 필요한 특수도서들을 선정하였습니다.
※위의 목록집 표지를 클릭하시면 목록집을 다운로드 받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2022 도서목록집 수록도서
어린이책 110권, 청소년책 40권, 성인책 40권, 시집 50권, 빅북 그림책 30권, 큰글자책 30권, 어른그림책 100권
- 어른그림책
내일은 맑겠습니다 |
레미 할머니의 서랍 |
살아갑니다 |
100 인생그림책 |
- 청소년책
가족입니다 |
나와 평등한 말 |
소리 내어 말하지 않아도 |
알바의 하루 |
- 시집
꽃잎 한 장처럼 |
달빛을 깨물다 |
아침은 생각한다 |
완벽한 개업 축하 시 |
경기도는 책나눔 사업을 진행하면서 독서취약계층 뿐만 아니라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폭넓은 독자층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각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주제별, 이용대상별로 큐레이션하여 《책드림, 꿈드림》 목록집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매년 발간하는 목록집에는 각 선정도서의 기본 서지정보와 난이도, 전문가의 서평과 주제어가 함께 실려 있습니다.
경기도 책나눔 사업 『책드림, 꿈드림』은 문화와 정보를 나누어 드리는 동시에 꿈(Dream)과 희망을 드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2022년에도 목록집에 담긴 책을 읽게 될 많은 분들이, 독서를 통해서 잃어버렸던, 잊고 있었던, 혹은 찾고 있던 꿈을 펼쳐보기를 바라봅니다.
글. 조수경(경기도사이버도서관 사서)
[112호] 경기도 사서들이 추천하는 책과 서평 <사서들의 책이야기>
경기도 북매직 사이트에는 <일생의 책> 추천도서 1,000권, 임산부와 양육자, 영유아를 위한 <내생애첫도서관> 추천도서 500권, 사서들이 2009년부터 꾸준히 추천해온 <사서들의 월간 추천도서> 의 1,400여권 등 우리가 책을 고를 책 참고할 수 있는 다양한 추천도서목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큐레이션 도서목록 중에서 이번호에는 <사서들의 월간 추천도서>를 집중 소개하고자 합니다.
매년 경기도에서는 경기도사서서평단을 모집하여 서평단을 운영하고, 전문사서들이 매월 도서를 선별합니다. 그리고 이 책들에 대해 서평을 작성하여 이용자에게 도서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2009년부터 꾸준히 작성해온 서평들을 모아 서평집을 발간하고 이 도서목록을 활용하여 북매직, 뉴스레터, SNS를 활용하여 추천도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경기도사서들이 선정한 추천도서와 그 책에 대한 서평은 경기도 북매직 사이트의 <사서들의 월간 추천도서>에 매월 업데이트 됩니다.
북매직 사이트의 <사서들의 월간 추천도서> 바로가기
2009년부터 2021년까지 발간된 서평집들 (서평집 전자책 바로가기)
2009 |
2010 |
2011 |
2012 |
2013 |
2014 |
2015 |
2016 |
2017 |
2018 |
|
|
|||
2019 |
2020 |
2021 |
|
|
책을 즐겨 읽고 가까이 해온 독자들 중에는 어떤 책을 읽을지 고르고, 읽을 책을 탐색하는 것에 어려움이 없으신 분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싶지만 어떤 책을 읽을지 책을 고르는 것이 어려운 독자들에게는 책에 대한 정보가 있다면 그 책에 대한 접근이 더 쉬워 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서들이 추천하는 도서들은 이러한 정보들을 이용자들이 알 수 있도록 어린이, 청소년, 성인으로 대상을 나누고, 상황별 추천을 통해 책에 다가가기 쉬운 방법으로 도서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도서목록을 통해 책을 찾고 서평을 통해 책에 대한 정보, 저자소개, 그리고 같이 읽으면 좋은 책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매월 추천하는 도서들 중에서는 경기도사이버도서관에 전자책으로 읽을 수 있는 책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용자들을 위한 전자책 추천도서 정보를 제공하고자 매월 SNS를 통해 5권의 전자책을 소개하고 있기도 합니다. 아래의 SNS는 경기도사서서평단이 추천한 도서 중 경기도사이버도서관에 소장중인 전자책을 매월 소개하는 게시물입니다.
경기도사이버도서관 사서들의 추천도서(전자책) 게시물
지난 8월부터 사서들의 추천도서 중 경기도사이버도서관에 전자책으로 소장중인 도서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2021년 8월 |
2021년 9월 |
2021년 10월 |
2021년 11월 |
2021년 12월 |
2021년 1월 |
2022년 2월에 궁금한책
경기도 북매직과, 경기도사이버도서관 SNS채널을 통해 경기도 사서들의 추천도서를 비롯한 다양한 독서 콘텐츠를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글. 조수경(경기도사이버도서관 사서)
[111호] <내 생애 첫 책놀이 2> 동영상 소개 및 활용법
<내 생애 첫 책놀이 2> 동영상 서비스 OPEN!!
경기도사이버도서관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양육자와 영유아가 책놀이를 해볼 수 있도록 <내 생애 첫 도서관> 연계프로그램을 <내 생애 첫 책놀이>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작년에 제작하여 서비스했던 11개의 책놀이 영상에 각 단계별로 3개씩 총 9개의 영상을 추가로 제작하였고, 유튜브와 경기도지식(GSEEK)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1. <내 생애 첫 책놀이 2> 구성단계
단계 |
대상 |
내용 |
1단계 |
0~15개월 영아 |
편안하고 안전한 책놀이를 통해 양육자와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만들고 감각을 자극하는 책놀이 소개 |
2단계 |
16~23개월 영아 |
책을 통해 주변을 탐색하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책놀이 방법을 소개 |
3단계 |
24~48개월 유아 |
친구와 어울리며 배려하는 사회적 관계를 익히고 자신의 감정을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책놀이 소개 |
2. <내 생애 첫 책놀이 2> 동영상과 독서도움자료 활용방법
동영상은 경기도사이버도서관 유튜브 채널과 북매직 홈페이지, 경기도 지식(GSEEK)사이트를 통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계별 프로그램 상세내용과 추천도서, 상황별 도서목록이 담긴 독서 가이드북을 다운로드 받아 동영상과 함께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독서가이드북 다운로드 : 다운로드 바로가기
▷동영상 이용 사이트 : 경기도사이버도서관 유튜브 채널
경기도 북매직 홈페이지>책과 놀이해요
경기도 지식 (GSEEK)> 내생애첫책놀이2
▷단계별 동영상 보기
1단계 (0~15개월 영아)
[1차시] 눈ㆍ코ㆍ입의 신체 이름을 알고 오감을 자극해요!
[2차시] 소리를 통해서 상상력을 자극해요!
[3차시] 서로를 사랑하는 아기곰과 엄마곰의 마음을 느끼고 배워 봅니다!
2단계 (16~23개월 영아)
[1차시] 색의 변화를 통한 말하기로 언어적 소통 능력과 상상력을 키워요!
[2차시] 책을 읽는 것은 곧 놀이이자 책 속 놀이를 통해 창의력을 높여요!
[3차시] 주고받는 말놀이를 통해 언어 사용 능력을 길러요!
3단계 (24~48개월 영아)
[1차시] 사물의 크기와 특징을 파악하고 친구와 놀이로 원만한 관계 형성을 도와요!
[2차시] 상상력과 사고력을 높이고 어휘력 향상을 도와요!
[3차시] 감정을 나타내는 표현법을 익히고 상대의 감정과 생각을 존중해요!
※썸네일을 클릭하시면 동영상보기로 연결됩니다!
글. 조수경(경기도사이버도서관 사서)
[110호] 2021 경기도 책나눔 『책드림, 꿈드림』 독후프로그램
경기도와 경기도사이버도서관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책을 접하기 어려운 독서취약계층에 도서와 독후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책드림, 꿈드림』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부터 모집한 1차와 2차 모집 공고를 통해 지역아동센터, 노인센터, 장애인시설, 다문화기관, 그룹홈 등 총194개의 독서취약기관을 모집 및 선정하여 책을 전달했고, 책놀이를 할 수 있는 다양한 키트를 구성하여 지원하였습니다.
올해도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으로 진행하는 대신 키트를 활용한 독후 프로그램을 구성했고, 각 기관에서 선택한 키트를 가지고 기관이용자들이 담당자의 지도에 따라 독푸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새롭게 추가된 ‘실 한가닥 상상책’, ‘미니 무드조명등 DIY키트’ 와 ‘목공체험키트’, ‘컬러링 체험키트’, ‘꽃팝업카드 체험키트’ 등 다섯가지의 책놀이 키트를 통해 각 기관에서 어떻게 독후프로그램을 진행했는지 아래 사진을 통해 만나봅니다.
1. 차정인 작가의 ‘실 한 가닥 상상책’ 키트
‘실 한 가닥 상상책’ 키트는 『점과 선이 만나면』, 『아빠 몰래 할머니 몰래』, 『이웃의 이웃에는 누가 살지?』, 『다 같이 함께하면』, 『꿈꾸는 우산』 등의 연계도서를 함께 읽고 실 한 가닥과 상상력을 발휘하여 나만의 그림책을 만드는 것입니다. 실한가닥 상상책을 만들고 난 후에는 책을 만들과 했던 상상과 소감을 함께 이야기하면서 참여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각자의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을 갖을 수 있는 독후 프로그램입니다.
2. 미니 무드조명등 DIY 키트
『완벽한 낮잠』, 『동물들은 이렇게 잠자요』, 『잠이 오는 이야기』, 『별 낚시』 책들을 읽고 만들어보는 미니 무드조명등 키트는 한지종이에 나만의 그림과 글을 적어 조명동을 만들어볼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완성된 무드등은 실제로 불이 들어오는데, 어르신들을 비롯해 아동들까지 즐겁게 활동했다는 후기를 여럿 들려주시기도 하셨습니다.
3. 신종수 작가의 걱정인형 목공체험키트
『엄마, 우리는 왜 울어요』, 『하나도 안떨려!』, 『나는 무슨 씨앗일까』, 『세상에서 가장 큰 나무』 등의 책을 읽고 진행하는 목공체험키트는 2020년에 가장 인기가 많았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올해는 노인기관에는 활동이 보다 쉽도록 좀 더 크게 제작하여 지원하였고, 많은 기관에서 나만의 미니미(mini-me)를 만들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아래 활동사진들은 참여기관에서 완성한 목공인형들입니다.
이 외에도 이육남 작가의 컬러링 키트와, 이예숙 작가의 꽃팝업카드 체험키트를 통해서도 독후프로그램을 진행하였고, 위의 두 가지 활동은 작년 뉴스레터를 통해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20 독후프로그램 바로가기)
글. 조수경(경기도사이버도서관 사서)
[109호] 2021년 세계 책의 날 기념 경기도 서평 공모 우수작 (2)
경기도사이버도서관에서는 제57회 도서관주간과 세계 책의 날을 기념하여 4월 한달여간 서평공모전을 개최하였습니다. 서평공모전은 올해 여덟 번째를 맞은 행사로 도민들의 독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책 읽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2013년 시작하여 매년 개최하고 있습니다. 올해 4월 12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공모를 통해 경기도민 그리고 경기도 소재 직장인 등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의 참가자가 서평을 제출하였고 총 153편의 서평이 접수되었습니다.
3차에 걸친 심사를 통해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을 선별하였으나 아쉽게도 올해는 최우수상은 뽑히지 않았고, 우수상 2명, 장려상 5명, 참가상 20명에게 상장과 시상품을 수여했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지난달에 이어, 이번 서평 공모 중 우수상을 수여한 2개의 작품 중 다른 한 편과 심사평을 소개합니다.
우수작 2 : 유설아(경기도 포천시)
도서제목 |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
|
저자명 |
오연호 |
|
출판사 |
오마이북 |
◎ 서평 제목 : 당신, 지금 행복하신가요?
◎ 서평 내용
이 책은 오연호 작가가 행복지수 1위 국가인 덴마크에 직접 가서 무엇이 덴마크 사람들을 행복하다고 말하게 하는 지에 대하여 알아보는 내용이다. 그는 총 세 차례, 수도 코펜하겐부터 원래는 덴마크 땅이지만 이제는 독일의 영토가 된 다네비르케까지 다니며 약 300명의 덴마크인을 만나 인터뷰했다. 덴마크인들은 어떻게 행복할 수 있을까?
덴마크인들은 급여의 반쯤을 세금으로 내면서도 불만을 토로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세금이 본인들의 복지에 요긴하게 잘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덴마크에서는 일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기본 소득이 주어지고, 교육을 비롯한 기본권을 충족할 수 있는 제도들이 거의 다 무료이다.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못한 사람도 기본권을 보장받으며 여유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삶의 선택지로 나아갈 수 있다.
나와 내 친구들은 “자퇴하고 싶다.”던가 “자살하고 싶다”라는 등의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주위를 둘러보면 나와 내 주변 사람들 뿐 아니라 많은 이들의 말버릇이다. 우리는 부모님이 학비를 대주는 학교에 다니고 사교육을 받으며 그 돈이 아깝지 않게 열심히 살아야 한다. 열심히 산다는 말은 대부분 공부에 국한되는 의미이다. 졸업 전까지는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만 하고 그에 맞추어 대학을 가지 않으면 부정적인 사회적 시선을 받기 십상이다. 우리는 그렇게 불안하지만 뒤돌아볼 시간도 없이 앞만 보며 달릴 수밖에 없고 불안한 마음에는 조급함이 더해질 뿐이다. 획일화된 공간인 학교에서 남들과 자신을 스스로 비교하며, 또 누군가에게 비교 당하며 공부를 한다. 그 틈바구니에서 행복하기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현실을 놓아버리고 싶을 때가 많고 그런 말을 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금 이 현실보다는 학교를 그만두는 것이나, 삶을 그만두는 것이 나을 것 같으니까. 이 책을 읽으면서 덴마크의 고등학생들 중에서 이런 말 하는 사람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나오는 덴마크 고등학생은 덴마크의 학비는 모두 정부에서 지원해주기 때문에 부모님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고 모든 선택이 자유로워 행복하다고 한다. 또한 덴마크의 학생들에게는 자신을 돌아보고 자아를 탐색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주어진다. 덴마크의 초등학교는 9학년까지인데 다음인 고등학교는 11학년부터이다. 중간에 비는 1년에 덴마크 학생들에게는 에프터 스콜레라는 인생 설계 학교를 다닐 기회가 주어진다. 약 90%의 학생들이 이것을 이수한다. 에프터 스콜레란 반공립의 학교로 예체능 특별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곳도 있고 어떤 직업군과 관련된 교육을 하는 곳도 있다. 자신의 흥미 중심으로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자아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에프터 스콜레인 것이다. 한국의 고등학생으로서 읽으면서 행복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졌다. 우리는 언제쯤 자아를 여유롭게 탐구하고 온전한 자신의 선택에 기반을 둔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오연호 작가의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읽으며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단지 개인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 책은 행복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무엇이 필요할 지에 대한 좋은 예시가 된 동시에, 행복하지 않을 때, 실패를 겪거나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서, 끊임없이 자책하는 내게 위로가 되었다.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려는 이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모든 것이 나 자신의, 개인의 문제인 것은 아니라고 전해주고 싶다.
우리도, 행복할 수, 있다.
서평공모 심사평
<심사평: 안성시중앙도서관장 공정자>
서평은 도서의 가치에 대하여 절대적 혹은 상대적 비교를 통하여 도서의 내용과 형태를 평가하는 글이다. 이런 측면에서 서평은 독서를 한 후 개인적 감상을 기술하는 독서감상문과 다르다.
2021년 경기도 “내가 권하는 책” 서평공모에 접수된 작품을 보면 대다수의 서평이 도서에 대한 개인적 감상을 기술한 경우가 많아 서평의 취지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서평 대상 도서의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서는 도서를 충분히 소화해야 한다. 그러고 난 후 도서에 대한 소개와 평가를 논리적으로 글로 표현하여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부족한 작품들이 상당히 눈에 띄었다. 이런 서평들은 글이 어렵고 핵심이 잘 드러나지 않아 서평 글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
이에 반해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서평은 개인적인 감상이 들어가 있기는 하나, 다른 공모 서평보다 서평자인 고등학생의 눈높이에 맞게 내용을 숙지하고 대상 도서를 소개하였다. 또한 저자에 대한 소개와 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적절한 대상에 대한 안내가 적절하였다.
본 서평 대상 도서인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의 내용은 크게 다섯 장이다. 덴마크의 행복한 일터, 행복한 사회, 행복한 학교, 행복사회의 역사, 행복사회를 위한 제언 등을 다루고 있다. 서평자는 행복한 학교에 주로 초점을 맞추어 책을 소개하였는데, 도서 내용의 요약에서 책의 전반적인 내용이 언급되었으면 더욱 좋았겠다.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는 2014년에 출간된 책으로 근래에는 다방면으로 이와 유사한 책이 많아졌다. 서평 내용에 덴마크를 소개한 다른 책들과 이 책을 비교하며 소개하였다면 서평을 읽는 독자에게 좀 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였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좋은 서평의 내용에는 도서 내용의 요약, 저자의 다른 작품 또는 유사한 작품과의 비교, 서평자의 주관적인 견해, 도서의 우수한 점과 부족한 점, 특정한 상황에서의 이용 가능성 등의 기술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내년에는 이런 내용들을 담은 서평들이 공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으로 서평 공모에 당선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편집. 조수경(경기도사이버도서관 사서)
[108호] 2021년 세계 책의 날 기념 경기도 서평 공모 우수작 (1)
경기도사이버도서관에서는 제57회 도서관주간과 세계 책의 날을 기념하여 4월 한달여간 서평공모전을 개최하였습니다. 서평공모전은 올해 여덟 번째를 맞은 공모행사로 도민들의 독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책 읽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2013년 시작하여 매년 개최하고 있습니다. 올해 4월 12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공모를 통해 경기도민 그리고 경기도 소재 직장인 등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의 참가자가 서평을 제출했고 총 153편의 서평이 접수되었습니다.
3차에 걸친 심사를 통해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을 선별하였으나 아쉽게도 올해는 최우수상은 뽑히지 않고, 우수상 2명, 장려상 5명, 참가상 20명에게 상과 시상품을 수여했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이번 서평 공모 중 우수상을 수여한 2개의 작품 중 한 편과 심사평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우수작 1 : 오하영(경기도 평택시)
도서제목 |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
|
저자명 |
하야마 아마리 |
|
출판사 |
위즈덤 하우스 |
◎ 서평 제목 : 안녕, 세상의 모든 아홉수들에게
◎ 서평 내용
일년이라는 시간은 참 아이러니하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기 때문이다. 기다림에 있어서 일년이란 꽤나 긴 세월이지만 계획이나 목표를 이루기에는 어쩌면 부족하거나 짧은 시간일 수 있다. 이 책에는 계획한 것을 이루기 위해, 목표한 그 날 만을 기다리느라 그 1년간 열정에 미쳐서 산 여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14살, 한창 우울증에 시달려 정신이 반쯤 날아갔을 때 즈음에 이 책을 처음 읽었고, 19살이 된 지금까지도 틈이 날 때면 꾸준히 읽어오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읽을 때마다 새로운 면을 발견했다. 그만큼 내가 감명 깊게 읽은 책이다.
이 책의 화자는 자기 자신 즉, 작가인 하야마 아마리가 주인공이다. 주인공은 29살에 직업도 변변찮고 몸매도, 얼굴도 평범하다 못해 못생기기까지 했지만 자신의 29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실연 당한지 얼마 되지 않아 자신의 생일을 같이 축하해줄 사람이 본인 밖에 없다. 홀로 조각 케이크를 먹으려다 떨어진 토핑을 먹기 위해 아등바등하던 주인공은 문득 비참함을 느끼게 된다. 충동적인 감정이 주인공을 자살 시도를 하게 만들지만 그럴 용기마저 부족했던 주인공은 자살에 실패한다. 마침 텔레비전에서는 라스베이거스 광고가 나오고 있다. 방금 전까지 죽으려고 하던 주인공은 죽기 전에 저 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스쳐지나 가던 광고가 그녀의 목숨 줄을 붙잡은 것이다. 그때, 주인공은 스스로에게 딱 1년간의 유예를 주며 시한부 판정을 내린다. 1년 후 생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카지노를 즐기다 죽기로!
그러려면 우선 돈이 필요했다. 파견 근무직에 집안도 변변찮던 주인공은 그때부터 닥치는 대로 일을 하기 시작했다. 누드 모델부터 호스티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녀에겐 많은 사람이 생겼다. 주인공은 그들에게서 용기와 희망, 위안과 위로를 얻게 되었다. 나 또한 챕터 마다 나오는 명언들이 마음에 깊이 와 닿았다. 특히 다른 색깔로 명언들을 표시해 둔 것이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한다.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등장인물이 귓가에 직접 말해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새로운 시작부터 죽음까지의 과정이 담긴 1년이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 책 속에 흐르는 1년이라는 시간 동안에 친구, 돈, 일, 열정 등 인생의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시간이 주는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만약 주인공이 일년이라는 시간의 제한을 두지 않고 긴 인생을 목표로 잡았으면 지금까지의 삶처럼 계획이 흐지부지되어 증발해버렸을지도 모른다. 일년 밖에 남지 않은 여명(餘命)이기에 주인공이 시간에 쫓겨 계획을 이룰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시간은 가만히 서 있을 때는 느리게 흘러가는 것 같지만 결승점을 세우고 그 지점까지 달려가기 시작하면 덧없이 빠르게 흘러간다. 이처럼 주인공의 시간도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이 책의 재미있는 점은 문체가 자학적이라는 것이다. 익명의 얼굴을 빌려서인지, 아니면 자신에게 하는 말과 같아서인지 표현하는데 거침이 없고 솔직하다. 나는 그런 점 또한 친근하게 느껴져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불현듯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가?’, ‘내게는 목표가 있는가?’, ‘나는 노력하고 있는가?’, ‘내게 주어진 시간을 얼마큼인가?’ 하는 의문을 갖는데 닿게 된다. 나로써 말해보자면, 곰곰이 생각해보건데 내게는 목표부터가 없다. 인생에 터닝포인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목표부터 세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지금 목표가 있는가? 나는 묻고 싶다.
내가 이 책을 권하는 건 비단 나처럼, 혹은 주인공 아마리처럼 삶에 지쳐 살아감에 의욕이 없는 사람뿐만 아니라 외로운 사람, 열정이 필요한 사람, 그리고 세상의 모든 아홉 수 등이다. 나는 지금 19살이다. 책의 주인공처럼 아홉 수. 19살이 되어 나를 여기까지 있게 한 데에 크게 일조한 책을 다시 읽는다는 감상은 새로웠다. 나는 특별히 이 책을 모든 아홉 수 들에게 바치고 싶다. 새로운 n십대로 세상을 살아갈 용기를 얻을 테니까. 여타의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원하는 열정을 얻을 수 있게 하는 매개체가 되어줄 것이다.
<스물 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는 나를 울게 하고, 웃게 하고 또 나를 살린 책이다. 나는 이 책으로 하여금 살아갈 열의를 얻었다. 다른 사람들도 이 책으로 하여금 감동과 희망을 얻었으면 좋겠다.
서평공모 심사평
<심사평: 평택시도서관장 유현미>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책을 통한 위로와 치유, 자기성찰 또한 매우 중요한 이유일 것입니다. 이 서평은 책을 통해 자신이 어떻게 위로 받았는지 이 책이 왜 그토록 마음에 와 닿았는 지를 잘 표현하였고, 나아가 책을 통해 자기성찰에 이르는 과정이 잘 드러났기에 우수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어려움에 처한 이를 진심으로 이해해주는 단 한사람이라도 곁에 있다면 이겨낼 힘이 생기듯, 책 또한 그 단하나의 친구가 될 수도 있음을 잘 보여준 서평입니다. 청소년기 심한 우울을 겪던 어린 독자는 이 책의 화자이자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며 삶의 고비 고비를 함께 넘어갈 힘을 얻습니다. 자살마저 실패한 주인공이 스스로에게 부여한 1년간의 시한부 삶 안에서 친구, 돈, 일, 열정등 인생의 희노애락을 겪어내는 과정을 통해 자신도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새롭게 살아볼 용기를 얻게 됩니다. 책의 자학적 문체에 끌린 점이나 주인공이 만난 인물들이 마치 자신의 귓가에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고백은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주인공이 경험을 통해 터득한 명언들이 고스란히 자신에게 깨달음으로 전달됩니다.
책을 읽다가 불현듯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내게 목표는 있는가?’ ‘나는 노력하고 있는가?’ ‘내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인가?’ 하는 자기성찰에 이르게 되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서평자는 스스로 책을 통해 받은 위로와 성찰을 새로운 독자에게 건냅니다. 특히, 자신이나 주인공처럼 삶에 지쳐 살아갈 의욕이 없는 사람과 외로운 사람, 열정이 필요한 사람, 그리고 특히 아홉수에게 권하고 있습니다. 살다 보면 삶에 지치거나 의욕이 없을 때가 있기 마련이기에 많은 이들이 잠재독자로서의 권유를 받아들이게 될 것 같습니다. 특별히 아홉수들에게 이 책을 바치는 이유는 단순히, 책 제목의 영향이나 현재 자신이 열아홉이라는 사실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아홉에 부여하는 의미는 미신의 영역을 넘어 삶의 다음 장으로 넘어가기 위한 서막의 시간이자 삶이 부여한 새로운 과업을 수행하기 위한 전 단계를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요? 삶의 단계별로 일정한 과업을 부여 받고 그것을 잘 수행한 사람만이 박수갈채를 받으며 다음 단계로 가는 문의 열쇠를 얻게 되는 시스템 안에서 홀로 남아 단단히 잠긴 문 앞에서 좌절할까 두려운 이들에게 이 책을 바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럴 때 자신에게 그랬듯 이 책이 괜찮아, 조금 천천히 해도 돼. 오늘 안 되면 내일해도 돼. 라고 이야기해 줄 것이라 믿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을 울게 하고 웃게 하고 또 살린 책이 다른 누구에게도 살아갈 열의와 희망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서평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내가 읽어보았더니 너무 좋아서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 이것이 바로 서평을 쓰는 이유가 아닐까요?
※다음호에는 두 번째 수상자의 서평과 심사평을 게재합니다.
편집. 조수경(경기도사이버도서관 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