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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처럼자유롭게  
공기처럼 자유롭게
우수작 : 공기처럼 자유로운 파란 말 파블로 이야기
    김현주(경기도 용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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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도서 : 공기처럼 자유롭게
      칼 노락 글, 에릭 바튀 그림, 김민지 옮김. - 미래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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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 서평공모전 심사위원 유현미 평택시립도서관 사서팀장

저자의 땀과 정성이 담긴 책을 평하는 일이 쉽지 않은 것처럼 누군가의 서평을 평하는 일도 조심스럽긴 마찬가지입니다. 반면 좋은 책을 만나고 알리는 일이 서평의 즐거움이라면 같은 책을 읽고 공감하는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서평을 읽는 즐거움인 듯합니다.

이 서평은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객관적으로 잘 전달하면서도 독자로서의 감상도 균형감 있게 담고 있습니다. 그림책이라는 대상의 특성에 맞게 책의 내용뿐 아니라 글과 짝을 이루는 그림체와 화풍, 색감, 붓질, 화면 배치 등 형태적 요소까지 두루 망라하여 다루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보았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주목한 점은 책의 주인공인 파란 말 ‘파블로’가 얼마나 매력적인 존재인지를 잘 드러내어 독자로 하여금 그림책을 열도록 이끄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파블로’는 공기처럼 자유롭게 살라는 엄마의 가르침을 한 번도 잊은 적 없지만 현실은 언제나 녹록치 않았습니다. 올가미에 묶여 경주마로 끌려 왔다가 채찍을 맞으며 밭을 갈고, 푼돈에 팔려 마차를 몰기도 합니다. 급기야 전쟁터로 끌려가는 슬픈 신세로 전락하지만 ‘파블로’는 한 번도 꿈꾸기를 멈춘 적이 없습니다.

서평자는 공기처럼 자유롭고자 하나 현실의 올가미에 묶여 비루한 삶을 살아야 했던 파블로의 모습에서 삶의 굴레에 매인 채 일상을 견뎌내는 우리들 모습을 발견해 냅니다. 무수한 꿈을 꾸지만 현실에 발목 잡혀 앞으로 한걸음도 내딛지 못하고 주저앉았던 순간들을 떠올립니다.

그러하기에 “비록 진흙 길에 있지만 난 파란 말, 어쨌든 다시 하늘을 느끼고 있어” 라는 ‘파블로’의 외침에 우리도 함께 가슴이 두근댑니다. ‘나는 누구인가? 공기처럼 자유로운 파블로. 드넓은 땅 위의 파란 말, 원하는 곳은 어디든 갈 수 있지’ ‘파블로’에게 스스로를 동일 시 하고 ‘내 삶은 어떻게 끝나게 될까?’ 존재의 각성을 시작합니다.

마침내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를 찾아 절벽을 힘차게 뛰어 넘는 ‘파블로’의 모습에서 독자의 카타르시스도 절정에 이릅니다. 절벽을 향해 날아오르는 ‘파블로’의 선택은 지금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은 많은 사람들의 욕망을 대리 실현합니다. ‘파블로’의 성취를 공유하며 언젠가는 나도 파란 말처럼 내가 원하는 곳을 향해 달려갈 수 있을 것이라는 소망을 품게 됩니다. 어쩌면 절벽 너머가 생각만큼 위험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용기를 얻기도 합니다.

이 서평을 통해 그림책이 단지 어린이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라 위로가 필요한 매순간 우리 곁에 있는 친구임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