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타이틀

지난 6월 26일 수원선경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경기도내 공공도서관에 근무하는 공무직원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에서 강사로 나선 파주중앙도서관 윤명희 관장은 “공공도서관에서 나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 했습니다. 이날 발표에서 도서관이 과연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를 다양한 사진들을 엮어 설명해 주셨습니다. 책의 수집과 보존, 책을 볼 수 있는 공간 지원, 지역사회 문제에 대한 토론회 개최, 사회적 이슈에 대한 책과 정보 제공, 전시, 각종 문화 프로그램, 공연, 상담과 교육, 책읽어주기, 각종 축제, 가족 놀이 공간, 타 기관과의 연계 활동 등 도서관에서 하고 있는 일만 설명하는데 강연 시간의 절반을 할애하며 도서관이 이렇게 중요하고 많은 일을 하는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도서관의 역할은 도서관 안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6월 21일부터 26일까지 미국도서관협회에서 연차회의가 열렸습니다. 도서관분야의 전문가 회의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행사라고 합니다. 이곳 행사에 참가한 프린스턴 대학의 한국인 사서 Seangill Peter Bae님이 페이스북에 소개한 뉴올리언즈 시장의 연설이 인상적입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뉴올리언즈가 큰 어려움에 처했을 때 지역의 공공도서관은 시민들을 위한 피난처가 되었고, 각종 지원을 제공하는 중심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또 전국적인 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도서관협회가 뉴올리언즈를 찾아 컨퍼런스를 열고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었으며, 허리케인으로 파괴된 도서관을 재건립하는데 자발적으로 참여해 주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이번 연차회의에서 미국도서관협회는 난민가족 분리정책(Refugee Family Separation Policy)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성명서도 발표했습니다. 미국 남서부 국경을 따라 망명하는 어린이들의 부모와 보호자로부터 난민 어린이를 분리하는 법과 관련하여 “도서관 공동체는 다양성과 포용 그리고 우리의 국경으로 들어오는 난민의 법적 권리를 지지한다”라고 밝히고 “미국 전역의 우리 공동체는 봉사자로서 우리의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로 어린이에 대한 도서관 지원에 대한 견해를 갖고 있다”면서 “난민가족 분리정책 중단을 촉구하고 곤경에 처한 국경을 넘은 가족을 도울 수 있는 정책과 방법을 논의하는데 미국도서관협회가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최근 제주도 예멘 난민 정책을 두고 찬반 논란이 뜨거운 우리나라 상황에서도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도서관은 지구를 살리는데 핵심적인 기능을 하는 것으로도 평가됩니다. 미국 노스웨스트 환경기구 수석연구원인 존 라이언은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이란 책에는 자전거, 콘돔, 천장선풍기, 빨랫줄, 타이국수, 무당벌레와 함께 공공도서관을 지구를 구할 ‘불가사의한 물건’으로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도서관은 오늘도 지구를 구해야 한다는 소명을 다하기 위해 늦은 밤까지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