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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한편씩 『경기도민 일생의 책』이 다루는 연령기의 특성과 독서, 도서자료의 선정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번 달엔 드디어 전 연령기의 마지막 단계 ‘노년기’를 다뤄본다.

에릭슨의 구분으로 성인초기, 성인중기, 노년기의 세분에서 ‘노년기’이다. 국제노년학회에서는 노인을 환경변화에 적절히 적응할 수 있는 자체 조직에 결핍이 있는 사람, 자신을 통합하려는 능력이 감퇴되어 가는 시기에 있는 사람, 인체기관, 조직, 기능 등에 있어서 감퇴현상이 일어나는 시기에 있는 사람, 생활 자체의 적응이 점진적으로 결손 되어 가고 있는 사람, 인체의 조직 및 기능저장의 소모로 적응이 감퇴되어 가는 시기에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노년기의 시작을 보는 관점은 사회, 문화적인 배경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연령을 기준으로 한다면 만60세 부터로 규정되고 있으며, 그 연령의 기준이 조금씩 높아져 가고 있다. 노년기에 들어서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령으로 인한 생리, 심리, 정서, 행동 등의 다양한 측면에서 감퇴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이런 현상의 결과로 경제, 사회적 역할이 줄어들고 운신의 폭도 좁아지게 된다. 경제활동에서의 퇴직, 자녀의 결혼이나 배우자의 죽음으로 인한 가족 인원의 감소 등으로 사회, 가정, 경제적 변화를 크게 맞이하게 된다. 10년 전만 해도 인구 증가와 노령화가 중요한 화두였으나 지금은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가 화두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매우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인구의 급속한 노령화는 생의 주기에서 노년기를 확장시키며, 과거의 자녀 의존적 삶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다.

사회심리학자 에릭슨의 ‘자아통합감 대 절망감’의 시기라고 말한 바, 일생동안 학습하고 적응하는 과정에서 성취한 것들을 심화시켜 삶 전체에 대한 긍정적인 조망을 형성해 가는 시기 이면서도, 자신의 일생이 무의미하게 흘러갔으며 늦은 후회와 자신 및 타인을 원망하면서 자신감을 잃고, 우울증에 빠지거나 문제행동을 보이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는 지금의 노년층은 풍족한 경제, 문화 활동으로 수준 높은 노년의 삶을 추구하는 문화가 확산되는 한편, 경제활동의 중단으로 인한 급격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두 개의 층으로 양분되고 있는 계층의 차이에서도 극단적으로 발견된다. 성숙과 쇠퇴가 교차되는 노년기에 더 많은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대목이다.

신체적으로 활력이 떨어지고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우울감에 빠지기 쉬운 노인들이 여가활동을 실천할 수 있는 바람직한 활동이 바로 ‘독서’이다. ‘독서’와 독서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활동들이 노인층의 필요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기 때문이다. 독서는 노인들에게 사회적 교류, 커뮤니티의 참여, 문화적 활동, 오락, 강화된 자존심, 지적 자극 등 다양한 유익을 제공한다. 이는 가정에서나 사회에서 노인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는데도 기여하게 된다. 예전에 비해 건강하고, 활동적이며, 심리적으로 젊어진 요즘 노인들은 자기계발 활동에 많은 관심과 욕구를 가지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독서에 대한 욕구가 가장 높다는 다양한 연구 결과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김혜영(2010)의 노인독서실태조사에 의하면 노인들은 라디오나 TV시청 등으로 여가의 대부분을 보내면서도, 독서에 대한 필요성에는 높게 응답하는 경향을 보인다. 더불어 복지관이나 노인용독서프로그램의 희망하는 비율도 62%로 높은 편이다. 그러나 현실은 독서활동 참여가 매우 어렵다. 노인층은 독서율이 가장 낮고, 반면 취미활동 선호도로는 제일 높게 나타나는 아이러니를 보인다. 선호매체는 신문이나 잡지, 종교, 문학 서적 등이 대표적이다.
노인층의 독서율이 낮은 이유는 ‘글을 몰라서’라는 부분도 크지만, ‘글씨가 작아서’나 ‘도서관이나 서점이 멀고, 방문하기 불편해서’도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독서장애요인으로 신체기능의 저하가 요인이 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노인층을 위한 독서자료는 대활자본이라는 큰 글자도서나 녹음도서를 들 수 있다. 본문의 글자 크기가 최소 18포인트 이상으로 돋보기나 확대기 없이도 노인층이 독서를 즐길 수 있다. 미국이나 유럽 등의 공공도서관에서는 큰 글자도서가 많이 비치되어 있다.

노인층의 독서를 위해서는 교양과 자아통합을 돕는 독서, 신체적 상황에 부합하는 큰글자도서, 녹음도서 등, 독서흥미를 촉진시키는 독서를 할 수 있는 자료를 선정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책은 노인층의 심리, 정서적 안정을 돕고,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며 균형감 있는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삶을 받아들이도록 이끌어준다.

이에 경기도사이버도서관에서 발간한 『경기도민을 위한 일생의 책』에서는 노인층을 위한 도서자료로 인쇄, 큰글자 겸용 도서, 일반인쇄책, 전자책 등 다양한 매체의 도서를 선정해서 추천하고 있다.

경기도사이버도서관 사서 정은영